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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부잣집에서 태어나” 눈물로 아들 보낸 어머니의 마지막 인사

강제철거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준경 씨 영결식이 1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 현장 앞에서 열렸다. 박준경 씨의 어머니 박천희 씨가 아들의 영정 앞에서 마지막 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제철거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준경 씨 영결식이 1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 현장 앞에서 열렸다. 박준경 씨의 어머니 박천희 씨가 아들의 영정 앞에서 마지막 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생에는 부잣집에서 태어나. 알았지?”
 
강제철거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준경씨의 어머니 박천희씨는 12일 아들의 영정 사진 앞에서 이같이 말하며 오열했다.
 
아현2구역 철거민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 현장 앞에서 박준경씨의 영결식을 열었다. 2018년 12월 4일 고인이 서울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후 약 40일 만에 치러진 장례다. 
 
영결식 내내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쳐다보던 어머니 박씨는 아들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하기 위해 영정 사진 앞으로 나온 순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박씨는 “준경아. 부디 강제집행 없고 따뜻한 곳으로 가. 다음 생에는 좋은 부모 만나서 행복해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부잣집에 태어나서 좋은 부모 밑에서 결혼해서 잘살려무나’라는 말도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사회와 법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도 성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씨가 오열할 때는 몇몇 참석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영결식은 10일 철거민 측과 재개발 조합이 수습 대책을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조합은 유족에게 위로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대책위는 서울시의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조합과 철거민 측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박씨가 숨진 지 한 달여 만에 장례식을 치렀다고 밝혔다.
 
재건축구역 월세 세입자였던 박준경씨와 그의 어머니는 2018년 9월 집에서 강제로 퇴거당했다. 석달간 빈집을 전전하던 박준경씨는 지난달 4일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고인은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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