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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터섬 '모아이' 석상, 식수원 위치 알림" 새로운 설 제기

바다를 뒤로하고 서 있는 모아이(돌로 만든 사람)의 모습. [중앙포토]

바다를 뒤로하고 서 있는 모아이(돌로 만든 사람)의 모습. [중앙포토]

남태평양 칠레령 이스터 섬에 있는 인간 형상의 ‘모아이’ 석상은 인근에 식수원이 있음을 알리려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석상을 만든 이유를 두고 조상 숭배, 부족 세력 과시 등 설만 제기되던 가운데 ‘실용성’을 강조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미국 뉴욕주립대 빙엄턴캠퍼스 연구진은 이스터섬에서 모아이 석상이 놓인 제단의 위치와 섬 내 수자원 등의 위치를 비교·분석한 결과, 대체로 석상들이 민물(fresh water)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식수를 포함해 다양한 자원의 위치가 비교적 정확히 밝혀진 섬 동쪽에 있는 석제 제단 93개의 분포를 살펴보았다. 이는 이스터섬에 유럽 탐험가들이 처음 나타난 18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연구진은 제단의 위치가 모아이 석상에 사용되거나 석상을 만드는 도구로 이용된 바위의 위치와는 상관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민물 위치와의 관계를 살폈다.
 
결과적으로 섬 내 식수는 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인 대수층을 통해 동굴로 스며들거나 해안가에서 솟아오르는데, 모아이 석상은 대개 이런 곳 근처에 놓여 있었다.
 
공동저자인 칼 리포 뉴욕주립대 교수는 “우리가 엄청난 양의 식수를 발견할 때마다 거대한 석상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석상의 위치 자체가 기이한 주술적인 공간이 아니라 섬 주민 공동체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이스터섬 전문가인 조 앤 발 틸버그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해안가에 놓인 아후 근처에서 새어 나오는 식수는 오늘날도 그렇지만 항상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자원이었다”며 “식수 자원이 석상 위치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스터섬 전체를 통틀어 800개가 넘는 모아이 석상은 높이가 최고 12m, 무게는 최고 75톤(t)에 달하는 거대한 석상이다. 이 석상이 서 있는 석제 제단만 해도 300개가 넘는다. 
  
모아이 석상은 13세기 무렵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이 석상을 누가, 어떻게, 왜 세웠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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