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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불려간 ‘대법’

'사법 농단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임현동 기자]

'사법 농단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임현동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헌정 사상 최초로 11일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는 “알지 못한다”며 혐의를 사실상 전면 부인했다고 검찰이 밝혔다.  
 
양 전 원장은 2011~2017년 대법원장 재임 기간 동안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요구대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을 지연시키는 대신 상고법원 도입이란 대가를 얻어내려 했다는 ‘재판거래’ 의혹과 특정 성향의 판사들을 선별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받고 있다. 재판거래와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을 직간접적으로 지시하고 보고받는 등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등)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대법원 등에서 확보한 각종 문건과 판사들의 진술을 제시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가로 조사하면서 확보한 물증과 진술을 제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구속기소할 당시 양 전 원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하지만 양 전 원장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실무진이 한 일”이라며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고 검찰 관계자가 말했다. 그는 “(양 전 원장이) 혐의와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대법원 정문 앞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속한 시일 내에 양 전 원장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를 진행하는 등 두세 차례의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이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짓고 혐의가 입증된 피의자들을 기소할 방침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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