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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장관급 채널로 격상 모색

난항을 겪고 있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부가 협상 레벨을 현재 실무급에서 고위급으로 올릴 전망이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의는 지난달 11~13일 제10차 회의까지 열렸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11차 협의 일정을 잡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더 위의 레벨로 올라가는 게 협상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추후 협상 주체와 관련해선 “양국 정상 간 협의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현재로선 분담금 협상대사 간 협의나 청와대 국가안보실 또는 외교부와 미 국무부의 장관급 채널을 통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미국이 지난달 한국 측에 12억 달러의 분담금을 낼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협상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자고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매년 협상하는 것은 부담”이라며 “북핵 문제 등을 놓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1년마다 협상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외교적 절차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북한과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화답 성격이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했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언급하며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사견을 전제로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으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재를 면제받기 위해 벌크 캐시(대량 현금)가 북한에 가지 않는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벌크 캐시 유입 문제를 우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임금 지불 방식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이 가능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위 초청 간담회에서 “미국은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안보리 제재 성격상 현금 유입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비핵화 조치의 진전과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벌크 캐시의 대북 이전(2094호)과 유엔 회원국 금융기관의 북한 내 사무소 및 은행 계좌 개설(2321호)을 금지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우리 외교부로서는 절제하며 과잉반응을 하지 않으려 하는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서서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라며 “쉬운 답은 없다”고 말했다.
 
전수진·이유정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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