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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한국당 공개오디션…정치개혁인가 포퓰리즘인가

정치개혁인가 또다른 포퓰리즘인가.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이 정치권에서 화제다.
11일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 중 경북 경산 지역 심사에서 시청자들의 지지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 캡처]

11일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 중 경북 경산 지역 심사에서 시청자들의 지지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국당 조강특위는 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조직위원장 선발을 위한 공개오디션을 이틀째 진행했다. 서울 양천을, 강남병, 울산 울주, 대구 동갑, 경북 경산 등 5개 지역이 대상이었다. 대부분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조강특위의 물갈이 의지가 강했던 지역들이다. 이중 서울 강남병(이은재), 대구 동갑(정종섭), 경북 경산(최경환) 등은 최근 조강특위 인적쇄신 대상에 올라 현역의원들의 출마가 막힌 상태다.
 
이날 오디션 현장에선 후보들이 심사단에게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서울 강남병에서 뽑힌 이재인 후보는 저출산 대책을 묻는 당원평가단의 질문에 자신이 쓴 <인구전도사> 책을 들어올리면서 “제가 바로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이 후보는 시종일관 논리 정연한 답변으로 40대 젊음을 강조했던 김완영 후보를 누르고 무난히 승기를 쥐었다.
 
울산 울주에서 승리한 서범수 후보는 “범죄집단을 소탕하던 로보캅처럼 울산을 힘차게 살리겠다”며 어른 팔뚝 크기의 로봇 피규어를 들고 나왔다. 경기북부경찰청장과 경찰대 학장을 했던 자신의 이력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서 후보는 30살 최연소 지원자인 장능인 후보, 울산 구청장 재선 출신인 김두겸 후보를 제치고 우승했다.
11일 진행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서울 양천을에 지원한 손영택, 오경훈 후보가 동점이 나왔다. [유튜브 캡처]

11일 진행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서울 양천을에 지원한 손영택, 오경훈 후보가 동점이 나왔다. [유튜브 캡처]

이 날 첫 순서였던 서울 양천을에서는 최초로 동점이 나오면서 반전을 거듭했다. 16대 양천을 국회의원 출신 오경훈 후보는 이력이 담긴 피켓을 들고 나와 변호사인 손영택 후보와 맞붙었다. 최종 평가결과 동점이 나오자 1분 간 추가 발언 기회가 주어졌고 “한 명씩 찾아가겠다”며 소통을 강조한 손 후보가 결국 78 대 63표로 승리했다. 이진곤 조강특위 위원은 “각본없는 드라마다. 우리가 만들고도 우리가 놀랐다”고 자평했다.
 
오디션은 조강특위 위원 6명과 각 지역에서 선발된 50명의 당원평가단이 각각 60대 40의 배점으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틀 째 공개오디션을 이어가면서 조강특위가 당초 의도했던 ‘컨벤션 효과’와 세대교체는 일부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날 서울 용산에서 3선 출신의 중진 권영세 전 의원이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진 가운데 5개 지역 중 4곳에서 30대, 40대 초반 조직위원장이 뽑히면서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다. 이날도 서울 양천을에서 40대 손 후보의 당선으로 젊은 정치인의 약진을 보여줬다.
10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서울 용산에 지원한 황춘자(왼쪽), 권영세 후보 [자유한국당 공식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캡처]

10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서울 용산에 지원한 황춘자(왼쪽), 권영세 후보 [자유한국당 공식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캡처]

특히 그동안 조직위원장 심사과정에서 언제나 말썽이 됐던 ‘밀실심사’ 논란을 극복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옛날처럼 친박ㆍ비박 같은 계파 영향을 안 받고 역량을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 참신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보여주기식 포퓰리즘이라는 쓴 소리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공개오디션 지역이 발표된 지 며칠 안 됐기 때문에 후보들이 준비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다. 현장에서 급하게 질문에 대답하고 토론하느라 지역에서 잔뼈 굵은 분들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울산 울주 오디션에서 포용적 성장과 보편적 복지에 대한 조강특위의 질문이 이어지자, 유튜브 실시간 채팅방에서는 “대선 주자를 뽑는 게 아닌데...”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구청장 출신인 김두겸 후보는 “지역에서 열심히 뛰느라 토론 준비를 별로 못 했다”고 토로했다. 한 중진의원도 “젊고 이미지 좋다고 선거에서 다 통하는 게 아니다. 지역조직에서 인정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물갈이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오디션에서 승리한 류성걸 전 의원(대구 동갑),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경북 경산), 이재인 전 청와대 비서관(서울 강남병) 등은 사실상 기성 정치인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국당의 공개오디션이 제한된 시간에 명확한 기준과 채점방식을 밝히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미지 정치’를 강화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지원·김정민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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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