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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받을 사람이 조사한다? 서울의료원 어이없는 '감사'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의료원.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의료원.

서울시가 지난 5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의료원 간호사(29)가 심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진상 조사에 착수하면서 병원 관계자를 조사위원으로 내세웠다가 유족의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조사 대상자가 조사 위원이 된 걸 두고  '셀프 감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6년차 근무하던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내가 죽어도 병원 사람들의 조문은 받지 말아달라"는 유서를 남긴 사실이 알려져 '직장 내 괴롭힘' 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서울의료원 측은 7일 간호사의 죽음을 뒤늦게 알고 서울시와 함께 9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다.  
 
 서울의료원 부원장이 위원장을 맡는 등 병원 관계자 8명이 조사 위원으로 임명됐다. 조사 대상자가 조사 위원이 되자 즉각 반발이 일었다. 유족과 노조는 11일 입장문과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가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외부 감사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조사위를 통해 사망한 간호사의 부서 내부에서 벌어진 상황과 사망 후 서울의료원 측의 부적절한 대응 등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들은 입장문에서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이 진상조사를 하겠다면서 서울의료원 부원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고 비판한 뒤 "그러면서 유족 뜻대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고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료원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철저한 진상조사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죽음과 관련이 있고 진상조사와 감사를 받아야 할 대상인 병원의 부원장 등 병원 관계자에게 진상조사를 맡긴 것은 이번 사건을 대충 얼버무리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먼저 서울시립병원 간호사 사망에 대한 최소한의 조의를 표하고 유족과 노동조합을 만나서 진상조사와 해결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현정 노조 위원장은 "진상조사위에서 병원 측 사람을 전면 배제하고 서울시의 감사 전문 인력과 외부 전문가 등을 위촉해야 한다"면서 "유족과 노조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이고 명명백백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비판이 일자 서울시는 11일 오후 3시쯤 서울시 감사과에서 진상조사를 담당한다고 방침을 바꿨다. 서울시 박유미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감사과의 전문 인력이 감사에 착수했다"면서 "처음에는 병원 내부 사정을 아는 내부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가 함께 진상조사를 하려고 했으나, 엄밀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서울시 감사과에서 도맡아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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