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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서울시교육청의 ‘○○쌤’ ‘○○님’ 소동

학교 구성원 간 호칭을 ‘쌤’ ‘님’으로 통일한다고 해 비판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학교 구성원 간 호칭을 ‘쌤’ ‘님’으로 통일한다고 해 비판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전민희 교육팀 기자

전민희 교육팀 기자

서울시교육청(조희연 교육감)이 본청 및 교육지원청과 학교에서 구성원 간 호칭을 ‘○○쌤’이나 ‘○○님’으로 통일한다는 방안을 내놨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급히 설명자료를 내고 “학교에서 ‘수평적 호칭제’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교직원에게만 적용할 생각으로 마련한 방안일 뿐 교사와 학생 사이에까지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평적 호칭제는 ‘과장’ ‘국장’ 같은 직급 대신 ‘○○님’ ‘○○쌤’과 같이 통일된 호칭을 쓰자는 취지다. 서울시교육청이 앞서 발표한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방안’에 포함됐다. 서울시교육청을 예로 들면 실·국장들이 조희연 교육감을 ‘교육감님’이 아니라 ‘희연쌤’이나 ‘희연님’으로 불러야 한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자유로운 업무환경과 토론이 있는 조직을 운영하는 게 목적이란다.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최근 국내 IT기업과 대기업·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님’이나 영어 이름 같은 수평적 호칭 문화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과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무 추진 과정 자체가 ‘상명하복’식이라 호칭만 개선해서는 효과에 한계가 있어서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면서 호칭 문제까지 개입한다는 지적도 있다. 호칭 문화 개선이 필요하면 학교에서 알아서 결정할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시교육청의 이런 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일제히 논평을 내고 “학교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했다. 교권 추락이 심각한 상황에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없애면 교사로서 자존감과 정체성이 더 낮아진다는 걱정이다. 더구나 ‘○○쌤’이라는 호칭은 표준어도 아니고, 국어사전에도 ‘교사를 얕잡아보는 호칭’으로 나와 있다.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권장할만한 용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혁신방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말 13명의 위원을 위촉해 ‘조직문화혁신 TF’를 구성해왔다고 한다. 이 중에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장이나 교감·교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시교육청은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학교를 우선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아침이 설레는 학교를 만들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정책을 추진한다면 그런 날이 오기는 힘들다.
 
전민희 교육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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