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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묻자 굳은 표정, 북한 이슈엔 미소…회견 압축한 두 장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현 정책에 대한 기조를 바꾸지 않고 변화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기자)
 
“양극화·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었다.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문재인 대통령)
 
# “북한이 영변 등 일정 지역의 비핵화를 먼저 진행하고, 미국은 부분적인 제재 완화 조처를 하는 식의 패키지 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할 의사가 있나.”(기자)
 
“기자님이 방안을 다 말씀해 주셨고(웃음), 그렇게 설득하고 중재하겠다(웃음). 혹시 뭐, 추가로 더 하실 말씀이… (웃음).”(문 대통령)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가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 정책에 대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냐“며 질문하고 있다. [JTBC 캡처]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가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 정책에 대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냐“며 질문하고 있다. [JTBC 캡처]

문 대통령은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외신 소속 22명의 기자로부터 받은 25개의 질문 가운데 유독 답변이 짧았던 장면 두 개다. 두 질문의 답은 똑같이 짧았지만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경제정책 관련 질문에선 펜을 들고 메모하려다 말고 기자를 바라보며 말을 들었다. 굳은 표정이었다.
 
반면에 북핵 관련 이슈에 대한 질문은 두 손을 맞잡은 채 미소를 짓고 경청했다.  문 대통령은 추가 질문을 권한 뒤 “오랜 세월 불신이 쌓여 상대를 믿지 못했는데, 양쪽 입장의 차이에 대한 접점들이 상당히 만들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조적 두 장면은 90분 가까이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을 상징한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체로 막힘 없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으나 어조나 표정에선 간간이 본인의 감정이 묻어났다.
 
사회문화 분야의 첫 질문이었던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질문을 듣는 내내 희미한 웃음을 띠었지만, 한 곳을 응시하며 7초간 침묵한 뒤에야 답변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6분이나 할애해 김 전 특감반원에게는 “자신이 한 행위로 시비를 건다. 수사에서 곧 가려질 것이다”는 취지로, 신 전 사무관에 대해선 “젊은 공무원이 의견을 개진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정책 결정은 그보다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회견 말미에 한 기자가 “지난번 전용기 기자간담회에 이어 이번에도 국내 정치를 여쭙겠다”며 말문을 열자 기자들 사이에선 웃음이 나왔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마친 뒤 뉴질랜드로 가던 중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때 문 대통령이 “국내 현안은 질문을 안 받겠다”고 잘랐던 것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남북문제 등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 설명하던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네 번이나 직함 없이 그냥 ‘김정은’이라고 부른 장면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는 청와대의 본관 1층 로비와 영빈관 두 곳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문은 본관에서 읽고, 기자간담회는 영빈관에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전례가 드문 방식을 채택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본관에서는 국민에게 격식을 갖춰 인사를 드리고 영빈관에서는 기자들과 낮은 자세로 격의없게 질의응답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잘 안 띈 탁현민=문 대통령의 취임 후 거의 모든 행사 진행을 도맡아 온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이날 문 대통령이 영빈관에 입장할 때 함께 입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년 회견에 비해 움직임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다. 지난해 회견 때는 탁 행정관이 기자회견장에 머물며 음악을 체크하는 등 행사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이날 회견 준비도 탁 행정관이 주도했다고 한다.  
 
권호·위문희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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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