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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계획서 ‘복붙’ 예천군의회

경북 예천군의회의 2017년 라오스 해외연수 계획서(위쪽)와 2018년 미국·캐나다 해외연수 계획서(아래). 여행 개요의 여행 목적은 두 계획서가 완전 일치하고, 여행동기 및 배경도 첫째·셋째 항목이 동일하다. 군의회 관계자는 ’연수 계획이 행정업무다 보니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예천군의회 자료 캡처]

경북 예천군의회의 2017년 라오스 해외연수 계획서(위쪽)와 2018년 미국·캐나다 해외연수 계획서(아래). 여행 개요의 여행 목적은 두 계획서가 완전 일치하고, 여행동기 및 배경도 첫째·셋째 항목이 동일하다. 군의회 관계자는 ’연수 계획이 행정업무다 보니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예천군의회 자료 캡처]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불러 달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가 매년 해외연수 계획서와 심사위원회 회의를 베끼다시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로 다른 사람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인사말을 하는 등 형식적인 ‘구색 맞추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천군의회는 ‘공무국외여행 규칙’에 따라 해외연수를 떠나기 전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사를 진행한다. 참여자 명단, 소요 예산, 일자별 연수 계획 등이 담긴 공무국외여행계획서도 작성한다. 심사위원회 회의록과 계획서를 군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최근 3년간 예천군의회는 2016년 러시아·중국, 2017년 라오스, 작년 미국·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각각 3360만원(인당 240만원), 2212만원(158만원), 6188만원(442만원)이 소요됐다. 3차례 모두 의원 9명 전원과 사무국 직원 등 14명이 참여했다.
 
매년 방문 국가와 연수 일정이 달랐지만, 해외연수를 떠나기 전 열린 심사위원회 회의는 ‘복사 후 붙여넣기’를 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비슷했다.
 
가령 2017년 최병욱 위원장과 지난해 박종철 위원장이 한 인사말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 두 위원장은 “먼저 공사 간 바쁘신 가운데도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그동안 위원님들과 군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의정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어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의사담당 공무원이 연수의 기대효과에 관해 설명할 때도 3차례 모두 다른 공무원이었지만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의원역량 및 전문성 강화, 다양한 문화·생활상을 체험하여 문화 관광자원의 개발과 보존 이용 제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대안 마련”으로 동일했다.
 
질의응답 순서에도 미리 짠 것처럼 매년 같은 질문과 답이 나왔다. 매년 첫 질문은 “여행 일정이 매우 힘들 것 같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면 위원장이 “현지 사정에 일정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위원이 “통역이 가능한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하면, 위원장이 “현지 통역이 가능한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다른 위원이 “예산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위원장이 “지방의회의원 국외여비 규정에 따라 최소 경비를 책정했다”고 대답했다.
 
끝으로 한 위원이 “전반적으로 여행목적, 여행일정, 여행경비 등이 모두 적정한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하면, 다른 위원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호응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이후 위원장이 “또 다른 의견이 없느냐”고 물으면 위원들은 모두 “없다”고 답변하면서 심사위원회는 마무리됐다. 이런 순서는 2016~2018년 해외연수 3차례 모두 동일했다.
 
해외연수 목적과 일정, 소요예산이 기재돼 있는 계획서도 유사한 문구가 반복됐다. 매년 여행 계획서의 여행 목적에 담긴 ‘주요현안사업에 대해 외국의 관련 시책 및 우수시설을 비교·분석해 지역발전 및 주민복지 향상에 기여한다’는 문구가 변하지 않았다. 여행 효과도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의원역량 및 전문성 강화’로 같았다.
 
군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해외연수 계획이 행정업무다 보니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 2년에서 1년 6개월 정도면 담당자가 바뀌어 전임자가 했던 것을 참고해서 하니까 결과적으로 그렇게 비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천=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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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