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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2대 주주 강성부 펀드 “시어머니처럼 간섭할 것”

한진해운 본사

한진해운 본사

새해 초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강성부(46) KCGI 대표다. 조양호(70) 회장이 이끄는 재계 14위의 한진그룹에 정면으로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KCGI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PEF)를 통해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진과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강성부 펀드의 지분율은 한진의 경우 8.03%, 한진칼은 10.81%에 달한다.
 
총자산 30조3000억원에 계열사 28곳(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을 거느린 한진그룹은 강성부 펀드의 공세에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강성부

강성부

강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에 “회사 쪽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며 “나는 그런 것을 계속 요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입장에선 내가 얼마나 눈엣가시겠냐”면서 “나는 옆에서 계속 시어머니처럼 간섭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쓴소리를 하는 ‘시어머니’ 같은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그는 “회사에 대한 요구는 부채비율을 개선하라는 것과 신용등급이 많이 떨어졌으니까 올려보자는 것이었다”며 “대외 신인도가 많이 떨어졌으니 이것도 개선해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대외 신인도 개선이 총수 일가의 문제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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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지난해 12월 한진의 2대 주주(지분율 8.03%)가 됐다고 지난 3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을 제외할 경우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6.97%)보다도 많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한진칼의 지분 9%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12월 1.81%를 추가했다.
 
강성부 펀드가 한진과 한진칼의 주식을 사들이는데 쓴 돈은 모두 합쳐 2840억원에 달한다. 이 중 2640억원은 강성부 펀드(KCGI 1호펀드와 1호의1펀드)의 자기 자금이고 200억원은 한진칼의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이라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강 대표는 “우리가 액티비스트(activist, 행동주의) 펀드인 것은 맞지만 적대적인 인수합병(M&A)을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강성부 펀드가 한진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시각에 대해 강 대표는 “주변에서는 자꾸 회사(한진그룹)와 싸우는 줄 아는데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회사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우호적인 입장에서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단기 성과만 목표로 했다면 회사 쪽에 ‘배당을 많이 해라, 자사주를 매입해라’ 같은 말을 했을 것”이라며 “그런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CGI는 한진과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자본시장법에 따른 경영참여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경영진의 선임이나 해임, 직무 정지 등을 목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 대표는 “지배구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하자는 것인지는 지금 말할 수 없다”며 “회사 쪽에는 구체적으로 던지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혼자 잘 되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라며 “주주와 채권자, 직원들까지 회사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뜻에서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년 투자하다가 빠질 것도 아니다. 회사와 길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강 대표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통한다. 2011년에는 511쪽 분량의 ‘2012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책을 펴냈고, 이후 수차례 개정판도 냈다.
 
KCGI라는 회사 이름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영문 약자에서 따왔다. 지난해 7월에 설립된 이 회사의 자본금은 3억8400만원이고, 강 대표는 이 회사 주식의 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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