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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 창어 쇼크…10년 후에나 달 착륙선 쏜다는 한국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장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장

황금돼지해라는데 새해 벽두부터 ‘토끼 이야기’가 외신을 통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한 중국의 무인 달 착륙선 창어(嫦娥) 4호와 탐사용 로봇 위투(玉兎) 이야기이다. 창어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고, 위투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옥토끼다. 이번 중국의 달 뒷면 탐사에는 스토리가 있다. 지구 위의 심우주(深宇宙, deep space) 안테나와 직접 교신이 되지 않는 달 뒷면이라 원활한 교신을 위해 중국은 중계 위성을 6개월 먼저 발사했고 췌차오(오작교·烏鵲橋)라고 명명했다. 구전 설화와 전설 속의 주인공들을 달 탐사와 연결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잘 끌어냈다. 달 탐사에 녹아 있는 중국인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중국은 달 탐사 계획을 이미 1998년에 수립했다. 2007년부터 달에 궤도선과 착륙선을 차례로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샘플귀환선을 제작중에 있다. 이로써 중국은 달에 세 번째로 탐사선을 보낸 나라가 됐다. 특히 1976년 러시아의 무인 착륙선이 달에 착륙한 이래로 중국은 연착륙에 성공한 쾌거를 이뤘다.
 
최근 영국 BBC 방송에서 인용된 영국인 전문가는 중국이 달 탐사에 열을 올리는 것이 미국·러시아 등과 유사한 동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군사적 목적과 국격의 제고를 위한 과시, 그리고 미래 자원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정부가 ‘우주 대국’이란 비전을 제시하고 전폭적인 지지와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주개발에 통 큰 투자를 하는 또 다른 국가도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석유매장량이 세계 7위인 자원 부국이다. 하지만 자원에 의존한 불확실한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금융허브와 허브공항 육성, 세계적 기업과 교육기관 유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국가 혁신을 해온 나라다. 우주기술 분야에서 한국보다 뒤떨어져 있던 UAE의 통치권자는 2017년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계획을 선언한다. 100년 후인 2117년에 국제협력을 통해 화성에 도시를 건설해 국민을 이주시켜 살도록 하겠다는 소위 ‘화성 2117 비전’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부터 화성에 건설할 도시와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화성 과학 도시(Mars Science City)’라는 실험도시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 7월 무인 화성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시론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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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기에 달 탐사 재개와 더불어 화성 유인 탐사를 계속 지지한다는 행정문서에 서명했다. 향후 10년 내의 우주탐사 계획을 구체화한 ‘우주탐사 캠페인’을 지난 가을에 발표했다.
 
1960년 아일랜드 이민자 가정 출신의 젊은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은 최연소 나이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다. 당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은 소련보다 열세였고 쿠바혁명으로 쿠바가 공산화되면서 미·소 냉전체제가 중남미까지 전선을 형성한 때였다. 더욱이 1961년 4월 유리 가가린의 유인 우주비행 성공으로 우주탐사 경쟁에서 미국은 더욱 열세였다. 케네디 대통령이 취약한 정치적 배경을 극복하고 미·소 냉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하나의 빅 카드로 ‘아폴로 계획’을 내놓은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당시와 비슷한 동기로 우주 강국을 지향하는 ‘우주 굴기’란 기치 아래 세계 제1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미국은 불편해한다. 이른바 미·중의 ‘신냉전 시대’ 주도권 잡기라는 측면에서 작금의 우주탐사 경쟁을 풀이할 수 있다.
 
올해는 인간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는 해다. 중국의 창어 4호를 필두로 인도와 이스라엘이 올해 안에 무인 달 착륙선을 보낼 계획이다. 일본과 인도, 유럽과 캐나다, 일본 컨소시엄도 달 극지방에 탐사선을 보내 달 기지 건설을 위한 협력체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늦었지만 한국도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1단계로 달에 궤도선을 발사한 후에 오는 2030년까지 달에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달 우주정거장 계획에도 구축 단계부터 참여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정부는 20년 후의 비전이 담긴 ‘우주탐사 기본계획’을 새로 수립 중이다.
 
하지만 한국의 우주탐사 비전은 테슬라와 Space-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화성탐사계획보다 지속 가능해야 한다. 한국보다 낮은 기술 수준에도 세계무대에서 자국의 우주탐사 비전을 당당하게 말하는 UAE처럼 한국도 장기 비전을 갖고 우주탐사에 나서야 한다. 한국의 우주탐사도 백년대계(百年大計)가 필요하다.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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