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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위기 이후 최악 고용 상황…그래도 ‘프레임’ 탓할 건가

문재인 정부 2년 차인 2018년 일자리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해 경제 상황에 비추어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막상 확인한 수치는 참담한 수준이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취업자 증가 폭은 9만7000명에 그쳤다. 직전 연도 취업자 증가 폭의 3분의 1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국면 이후 최저다. 실업자 수는 107만3000명으로, 같은 통계 기준으로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로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3.8%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 수치가 온통 우울하다. 청와대 집무실에 고용 상황판까지 설치하며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던 정부의 성적표로서는 민망하기 짝이 없다.
 

관련 세금 연 54조 투입하고도
작년 일자리 성적표 ‘참사’수준
정책 잘못 인정해야 해법이 나와

취업자가 9만7000명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마저도 거품이 끼었다. 일자리 핵심인 비농업 민간 일자리는 오히려 1만6000개 줄었다. 최저임금 영향을 직접 받는 숙박·음식점업, 도·소매 취업자는 물론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라 할 수 있는 제조업 취업자도 5만 명 이상 줄었다. 위축된 민간 일자리를 공공·사회복지 같은 ‘세금형 일자리’나 고령층 중심의 농림어업 일자리로 메웠던 셈이다. 두 차례의 추가경정 예산까지 편성해 54조원의 ‘일자리 세금’을 투입하고, 공공기관을 통한 단기 일자리까지 급조한 결과가 이 지경이다. 고용 감소의 충격은 사회의 약자라 할 수 있는 노동시장 주변부 계층이 고스란히 받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이 줄며 저임금·저학력 실업자가 늘어났다. 포용적 성장을 내건 정부 정책과도 모순된 결과다.
 
고용 부진 원인을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국내 경기 위축, 인구 구조적 요인, 대외 여건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 객관적 경제 여건을 무시하고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무모한 정책 실험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보완책 없는 주 52시간 근로제는 중소기업인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기업 옥죄기에는 팔을 걷어붙이면서도 경제 활로를 찾기 위한 규제 완화에는 소극적이기만 했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를 15만 명으로 잡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새해 최저임금이 또 오른 데다 주휴수당 문제까지 겹쳐 중소기업과 자영업체의 고용 쇼크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 경기 위축 등 대외적 환경마저 불투명해 기업 투자 심리는 잔뜩 웅크러들었다. 정부가 고용장려금 확대 같은 재정 정책을 편다지만, 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의욕을 되살리지 못한다면 밑 빠진 독 물 붓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해법은 잘못된 정책 기조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바로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직시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경제 실패 프레임 때문에 성과가 국민에게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식의 인식에서는 해법이 나올 수 없다. 참사 수준의 고용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성과’라는 소리가 나온다면 그게 바로 가짜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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