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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없어야 우승한다고 말했는가?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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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몰지각한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 역사와 언제나 함께했다.

도를 넘는 비난과 인신공격 그리고 악플 테러까지. 그들의 만행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사실상 이들은 축구팬이라 불릴 자격도 없다. '안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에도 그들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들의 핵심 특기 중 하나는 아무리 '영웅'이라도 1경기 부진하면 바로 '역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번에 그들의 레이더에 걸인 이는 기성용(뉴캐슬)이다.

7일 UAE 두바이의 알막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9 UAE아시안컵 C조 1차전 필리핀과 경기에 기성용은 선발 출전했다. 우리가 알던 기성용의 모습이 아니었다.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워 보였다. 기성용이 범한 실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패스 미스도 있었다. 분명 기성용은 기성용답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10분에 기성용은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본인이 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신호를 벤치에 보냈다. 기성용은 황인범(대전 시티즌)과 교체 아웃됐다.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 기성용이 빠진 뒤인 후반 23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선제 결승골이 터졌다.

그러자 기성용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기성용이 빠져 승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 기성용을 계속 빼라' 등의 반응이었다. 필리핀전에 나섰던 대표팀 선수 대부분이 몸이 무거웠고,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유독 기성용에게 크고 날카로운 화살이 날아와 꽂혔다.

더욱 충격적은 반응은 기성용의 부상에 대한 일부 개념 없는 안티들의 '막말'이었다. 

 
8일 열린 2019 AFC UAE 아시안컵 필리핀과 경기에서 부상 후 교체된 기성용. 이후 검사결과 경미한 부상이었다. 연합뉴스 제공

8일 열린 2019 AFC UAE 아시안컵 필리핀과 경기에서 부상 후 교체된 기성용. 이후 검사결과 경미한 부상이었다. 연합뉴스 제공


기성용이 경기장을 빠져나온 뒤 대표팀 닥터가 1차 진단을 내렸다. 기성용의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이 살짝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더 자세한 검사가 필요한 상태였다.

기성용은 현지 병원으로 이동해 MRI를 찍었고, 8일 정밀검사 결과가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경미한 부상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의 우측 햄스트링에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며 "1주일 정도 안정가료 및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며, 의무팀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1주일 이후 훈련을 할지, 경기에 다시 나설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중국전에는 못 뛴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와 파울루 벤투 감독 등 스태프와 태극전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성용의 부상이 경미하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 그라운드에 다시 나올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기성용이 대표팀을 떠나지 않고 함께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대표팀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안티들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부상이 심해 경기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져야 우승할 수 있다'는 등 해서는 안 될 말을 마음껏 내뱉었다. 단 한 경기에 부진한 것치고는 너무나 가혹한 화살이다.

그들은 기성용의 가치를 제대로 모른다. 그렇기에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다. 기성용이 대표팀 내에서 차지하는 존재감과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런 말은 절대 꺼낼 수 없다.

 
기성용은 국가대표 데뷔후 2019년까지 A매치 110경기를 소화했다. 대표팀의 주장으로 수많은 경기를 이끌었다.

기성용은 국가대표 데뷔후 2019년까지 A매치 110경기를 소화했다. 대표팀의 주장으로 수많은 경기를 이끌었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부정하는 이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2011 카타르아시안컵·2012 런던올림픽·2014 브라질월드컵·2015 호주아시안컵·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역사와 함께했다.

현 대표팀 중 유일하게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선수다. 그는 총 110경기에 출전했다. 110경기 속에는 기성용의 희생이 녹아 있다. 멀리 유럽에서 한국으로 오가는 A매치 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 대표팀의 주장으로 오랜 기간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축구의 영광과 함께했고, 한국 축구의 시련을 외면하지 않고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그에게 많은 선물을 받은 한국 축구팬들은 그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전설이 걸어온 길까지 부정하며 짓밟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기성용은 경기력뿐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유럽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졌고, 대표팀에서 수많은 메이저 대회를 경험했다. 후배들에게 그는 영웅이자 우상이며, 정신적 지주다. '리더' 기성용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기성용이 있어야 벤투호가 아시안컵 우승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대표팀 훈련장인 두바이 폴리스 클럽 스타디움에서 만난 황인범. 그는 후배들이 느끼는 기성용의 존재감을 이렇게 말했다.

"(기)성용 형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나와 같은 어린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선배입니다. 막내급 선수들은 앞으로 나이가 들면 성용이 형처럼 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의 롤모델입니다.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됩니다. 성용이 형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너무나 큽니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회복에 1주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경기장에서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성용이 형이 우리에게 해 주는 역할이 있습니다. 너무나 다행입니다."
 
두바이(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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