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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대치 선택한 트럼프…‘국가비상사태’ 선포해 장벽 세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또 예고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극한 대치 끝에 꺼내든 최후의 카드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은 이미 18일째에 접어들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정말 가능할지, 만약 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정리했다.
 
비상 선포해 ‘의회 패싱’ 노리는 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미국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이다. 전쟁 등이 닥쳤을 때 행정부가 위기에 빠르게 대처하게끔 1976년 미 의회가 국가비상사태법(National Emergencies Act)을 만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비상상태를 선포한 대통령에게는 평소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초헌법적 행정권이 주어진다”고 보도했다. 체포·구금권과 주 방위군 발동권을 제외한 거의 모든 권한을 의회에 통보만 한 뒤 행사할 수 있다.
 
 의회 반대로 장벽 건설이 발목 잡힌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해 의회 승인 없이 국방 예산을 집행하려고 한다. 불법이민자 가족이 망명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추방 및 구금을 피하도록 한 이민법을 무력화하겠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7일 “백악관이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법적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연방정부를 닫은 대통령이 장벽을 건설하고 의회마저 폐지하려 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미 언론, "장기 소송전 불보듯 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국가비상사태 선포 시도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현 상황이 얼마나 ‘비상’에 해당하는지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들어온 불법이민자들이 테러와 범죄를 일삼는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모든 미국인이 트럼프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로이터통신은 “실제로 (미국의) 남쪽 국경에 비상사태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국가예산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추후 법정에서 긴 싸움이 진행될 것”이라는 법률 전문가들의 예측을 전했다.
 
 통상 비상사태 선포가 사회적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야당이나 시민들이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지난 1952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한국전쟁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철강 산업 국유화를 시도했다가 대법원 판결에 가로막혔던 선례가 대표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비상사태 선포는 국경장벽의 운명을 법정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기나긴 법정 싸움은 2020년 트럼프의 재선 시도 때까지 이어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를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돈…사상 초유 ‘무리수’ 감행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왼쪽),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왼쪽),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더 근본적인 문제는 트럼프가 억지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해서 없던 예산이 갑자기 생겨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하면 펜타곤(미 국방부)은 전세계 미군기지에서 어떤 건설 프로젝트를 골라 취소 또는 지연시킬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질적으로 장벽건설에 쓸 예산을 어디서 빼오느냐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이터는 “이미 의회가 다른 데 편성한 예산을 억지로 끌어와서 쓰거나, 연방정부에 목적 없이 편성한 예산을 대통령이 애써 찾아내야만 한다”고 분석했다.
 
 법학자들은 이 같은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헌정 사상 초유의 무리수라고 입을 모은다. 텍사스주립대학 로스쿨의 스티브 블라덱 교수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대통령이 국방부 건설 예산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무한정 많은 지출이 허용되는 것도 아니고 이는 반드시 군사적 목적에 따라 쓰여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로스쿨의 헌법학자 마크 투쉬넷은 “(트럼프의 시도는) 대통령 권한의 폭력적 행사임에 분명하지만 이를 불법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면서도 “확실한 것은 그가 역대 대통령들이 행사한 권한의 경계선을 확실히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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