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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조국, 휴대폰 제출 동의받았다지만…특감반 들이닥쳐 요구

한 사람의 휴대폰을 제출받으려 네 명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들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 사무실의 문을 닫고 “당신이 바로 언론 유출범”이란 답을 정해놓은 듯 휴대폰 임의제출 동의서를 내민다. 업무용 휴대폰은 물론 사생활이 담긴 개인 휴대폰도 요구한다. 거절하고 싶지만 의심받을 것 같아 서명을 한다. 다음 인사 때도 청와대의 검증을 거쳐야 하니 거절할 선택권은 없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청와대 특감반에 휴대폰을 제출했던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동의서를 썼지만 뺏긴 것”이라 했다. 이 외교관은 “당시 휴대폰을 요구하며 협박조로 압박했던 특감반원들의 모습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다”고 했다. 하지만 언론 유출은 없었다. 그후 기자들과 말 한마디 섞는 것 조차 두려워졌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7일 페이스북에 또 글을 남겼다. 특감반이 공무원 감찰 과정에서 진행한 휴대폰 포렌식 조사에 대해 “당사자의 동의하에 이뤄지고 있는 절차”라고 항변했다. “당사자의 동의없이 이뤄지는 압수수색과는 법적 성질이 전혀 다르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강조했다.
 
이런 조 수석의 글에 특감반을 경험한 공무원들은 “조 수석이 휴대폰을 뺏겨본적이 없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 그런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며 조 수석의 휴대폰은 건드리지도 못했다.
 
다른 부처의 공무원은 “지난 정부에선 휴대폰을 가져가면 2~3시간 뒤에 돌려줬지만 지금 정부는 3~4일이 걸린다”고 했다. 포렌식 조사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그 공무원은 특감반원에게 “청와대에 단단히 찍히셨나 보다. 우리도 왜 이런 감찰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 공무원들을 탈탈 털던 특감반원도  “이건 아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 중 한명이 청와대가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라고 말한 김태우 수사관(전 특감반원)이다.
 
조 수석은 특감반의 휴대폰 임의제출 요구가 정당하다고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법조계의 시선은 다르다. 행정감찰 과정에서 제출받은 휴대폰의 포렌식 절차와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법령은 아직 없다.
 
압수수색은 영장에 적시된 혐의와 관련이 없을 경우 피의자가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임의제출은 그런 제한이 없다. 휴대폰을 뺏겼던 한 외교관은 감찰 내용과 관련 없는 사생활 문제로 징계를 받았다.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조 수석은 이런식의 감찰이 검찰의 대표적 적폐라 불리는 ‘별건 수사’와 닮았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공무원을 감찰하며 요구하는 휴대폰 제출과 포렌식 조사에 대한 법적 문제를 따져보고 있다. 법령이 미비해 발생하는 과도한 감찰에 대한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제기된다. 대한변협 사법인권팀 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는 “휴대폰은 이제 사생활의 총아”라며 “공무원들에게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을 선택권은 없다. 동의서를 받더라도 강제로 제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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