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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성남아동 무상 의료”…쏟아지는 현금 복지

지방자치단체 장들이 앞다퉈 현금 복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전남의 청년국민연금, 강원의 육아기본수당, 서울의 자영업자 유급병가, 서울 중구 노인 공로수당, 성남시 아동 무상의료 등이다. 지원 대상이나 내용은 다르지만 모두 현금을 쥐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5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청년수당이라는 현금 복지를 도입한 이후 이제는 전국으로 확산하는 형국이다.
 
경기도 성남시는 전국 처음으로 7월 ‘아동 무상 의료제’를 도입한다. 18세 미만 미성년자 의료비가 연간 1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을 지원한다.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필수 비급여 진료비도 지원한다. 은수미 성남시장의 공약사업 중 하나로 15만6000명이 혜택을 받는다. 서울 중구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기초연금·기초생활수급자에게 매월 10만원의 공로수당을 지급하려고 준비 중이다. 대상은 약 1만3000여명이다. 구의회는 예산(156억원)을 배정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12월 본회의에서 ‘생애최초 경기 청년 국민연금’ 예산 147억원을 통과시켰다. 만 18세가 되는 2002년생 도민 15만7000명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경우 첫 달치 보험료 9만원(임의가입자 최저보험료)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4월 이 제도를 발표하며 “(가입 청년들이)10년 후 과거 보험료를 추납하면 65세에 연금을 수령할 때 7800만원가량 더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금 복지’의 원조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2015년 청년수당 도입을 발표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박근혜 정부와 대립했다. 박 시장이 불을 당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전 성남시장)는 성남시장 시절 3대 무상복지(무상급식·무상교복·무상 산후조리)를 내세웠다. 이 지사는 도지사 당선 후 청년연금을 들고나왔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의 근간을 흔드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전남도의회는 청년연금을 부결시켰지만 경기도는 통과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지만 이 지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자체가 복지 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변경하려면 복지부 사회보장조정위원회(사보위)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기존 복지 정책과 중복되거나,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사업을 걸러낸다. 최문순 강원지사의 육아기본수당은 ‘1차 불합격’(재협의) 통보를 받았다. 예산 규모가 지나치게 커서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강원도는 올해부터 모든 출생아에게 매월 7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2023년까지 7001억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도는 수당을 월 30만원으로 줄여 다시 복지부 승인을 신청했다.
 
서울시가 3월 도입할 예정인 ‘서울형 유급병가’는 복지부 심사를 통과했다. 질병·부상으로 몸이 아파도 유급휴가가 없어 쉬지 못하는 저소득 근로자나 자영업자에게 하루 8만1184원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현금 복지가 확산하지만 복지부의 견제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박근혜 정부 때는 서울시·성남시 등을 강하게 견제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자체 신설 복지 중 사보위가 반대(부동의) 의견을 낸 게 2015년 47건에서 2016년 37건, 2017년 24건으로 줄었고 지난해엔 0건이었다.
 
견제는커녕 방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보장 조정에서 키를 쥔 국무총리실·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복지부가 안된다고 막아도 지자체가 배짱을 부리면 당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나쁜 복지를 경쟁적으로 늘리다 보면 지방채(빚)를 발행해서 막게 되고 지자체 부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스더·박형수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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