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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엔 우리가 이길수도"…썰렁했지만 희망 남긴 필리핀 축구

8일 오전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주한필리핀대사관의 모습. 필리핀은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튬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만나 0대1로 졌다. 편광현 기자

8일 오전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주한필리핀대사관의 모습. 필리핀은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튬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만나 0대1로 졌다. 편광현 기자

“마음속으로 한국이 이길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
8일 오전 11시쯤 서울 이태원동 주한필리핀 대사관 앞에서 만난 니콜라스(65)는 한국과 필리핀의 축구경기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필리핀은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분투했지만 0대1로 졌다. 후반 21분 터진 황의조의 결승 골이 승패를 갈랐다.
 
한국에 온 지 14년이 넘었다는 니콜라스는“이곳에 온 지 오래됐기 때문에 한국 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은 엄격하게(rigid) 훈련하는 팀이다. 필리핀도 열심히 연습했겠지만 한국의 승리를 예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 팀이 비록 패배했지만, 결과에 실망한 모습이 아니었다. 니콜라스는“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경기 내용을 보면 잘 싸웠다”며 자국 선수에게 격려를 보냈다. 

 
쉽게 이길 것이라 예상한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뜻밖의 진땀승이었다. 필리핀 대표팀을 이끄는 세계적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잘했다. 희망을 봤다. 앞으로 남은 조별리그 2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니콜라스에게 명장면을 뽑아달라고 요청하자 “다 좋았다. 한국은 좋은 선수와 전력을 가졌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이번 축구 경기가 두 나라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이전에도 가까운 사이였지만 스포츠는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축구에 대한 희망도 이어졌다. 니콜라스는 "이번은 아니었지만 아마 5년 뒤에는 모른다"며 웃었다. 
 
필리핀의 FIFA 랭킹 116위다. 지난해 5월 111위까지 오른 게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한국의 랭킹은 53위로 우리가 크게 앞선다. 필리핀 축구계는 FIFA 랭킹 10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다.  
8일 오전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필리핀 식당이 문을 닫은 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튬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만나 0대1로 졌다. 편광현 기자

8일 오전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필리핀 식당이 문을 닫은 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튬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만나 0대1로 졌다. 편광현 기자

저조한 성적 탓에 아직 국민의 관심은 높지 않다. 8일 서울 혜화동 성당 인근에서 만난 필리핀 사람 7명은 모두 7일 열린 축구 경기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아예 경기가 열렸는지 모르는 필리핀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축구 경기 후 자국 음식을 파는 식당에 모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법도 하지만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필리핀 식당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주한필리핀대사관 안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던 필리핀 여성 4명 역시 “축구 인기가 올라가고는 있지만, 경기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대사관 관계자는 “베트남은 성적이 갑자기 좋아져서 국민 관심이 올라간 측면이 있지만, 필리핀은 아직 두드러진 성적을 내진 못했기 때문에 인기가 높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리핀에서는 농구나 권투 등 이미 전 국민이 사랑하는 스포츠가 있는 면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윤·편광현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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