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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을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는

지난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베이징에서 단독회동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베이징에서 단독회동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마치 마피아 지도자가 다른 우두머리와의 만남을 앞두고 (자기) 조직의 왕초(Don)를 만나러 간 것과 같다."(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조만간 있을 지 모를 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관지어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가지 관점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을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사열을 하고 있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사열을 하고 있는 모습

 
첫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굳건한 북·중 동맹을 과시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6월 12일)에 앞서 다롄을 방문해(5월 7~8일) 시 주석과 만났다. 
 
지난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지난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둘째는 중국도 이 시점에 북한과 만나는 것을 원했다는 분석이다. NYT는 "이번 방중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내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끌어들여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드는 '북한 카드'다. 우연의 일치인지 김 위원장이 중국에 머무는 7~8일은 중국에서 새해 첫 미·중 무역협상이 벌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중국이나 북한이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시점에서의 회담이란 얘기다. 
 
AP통신도 "김 위원장은 지난해 일련의 정상회담들을 시 주석과의 회담으로 시작했다"며 "중국은 북한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워싱턴의 압박에 대한 핵심적 완충장치"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전에 시 주석을 만나 입장을 조율하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편 백악관과 미 국무부는 북한과 중국이 김 위원장 방중 사실을 공식 발표한 이후에도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 발표를 공식적으로 내놓기 직전인 7일 오후(현지시간) 공개된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과 북한 비핵화를 연계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중국은 두 사안이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우리에게 분명히 해왔다. 그들은 행동으로도 입증했으며 우리는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로 중국은 북한의 핵 능력으로부터 세계가 처한 위험을 줄이려는 우리의 노력에 있어 좋은 파트너였다"며 "그들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 동안 미중 무역전쟁과는 별개로 북한에게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설득해줄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6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리 머지않아 (2차 정상회담) 장소를 발표할 것"이란 발언에 이어 하루만에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이 현실화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정말'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싱가포르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2차 방중 이틀 후인 5월 10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회담 날짜와 장소를 공개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방중 기간 중 북·중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일시와 장소를 최종 조율한 뒤, 바로 이르면 주말이나 다음주에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8일부터 15일까지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하는 시점으로 발표 시점을 맞출 수도 있다.
 
회담 장소로는 베트남의 하노이와 다낭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하와이를 강하게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위원장의 방중을 바로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결짓는 것은 성급한 관측이란 분석도 상당하다.
 
해리 카자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은 "김 위원장의 방중은 놀랄 일이 아니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과 한국이 제공 가능한 것 말고도 우리에겐 외교적, 경제적 선택권(옵션)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려 한다"고 말했다.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말한 '새로운 길'이란 중국 쪽으로 보다 밀접하게 다가가겠다는 위협이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사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국내 여론이 날카롭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이견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북미정상회담을 발표할 경우 트럼프로선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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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