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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큰 혼란 없지만 점심시간이 걱정"…19년 만의 파업, 국민은행 지점 가보니

서울 홍파동 한 KB국민은행 지점이 8일 영업시작 전 셔터를 닫아둔 모습. 정용환 기자

서울 홍파동 한 KB국민은행 지점이 8일 영업시작 전 셔터를 닫아둔 모습. 정용환 기자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8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KB국민은행 독립문지점의 셔터가 올라가자 창구에 나란히 서 있던 직원들이 한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아침 인사는 이 지점 직원들의 첫 업무다.
 
이날 하루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19년 만의 파업에 들어갔다. 총원 5명인 독립문지점에선 5명 전원이 출근했다. 지점 입구에서 영업 개시를 기다렸던 60대 여성 고객이 들어와 번호표를 뽑고 창구에 앉기까지 아무런 불편이 생기지 않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한 직원은 5500명으로 전체 직원의 약 35%다. 하지만 노조 측은 9000명이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집계한 파업 참가 인원이 크게 다른 것은 은행 인사 시스템에 '파업 참가'라고 쓰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대고객 안내문. [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대고객 안내문. [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국민은행은 점심시간 등 업무가 몰리는 시간을 대비해 전국 411곳 영업점을 거점점포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은행 홈페이지에는 '8일은 노조 파업으로 영업점 이용 시 혼잡이 예상된다'는 대고객 안내문과 함께 거점점포 현황을 게재했다.
 
은행 관계자는 "총파업으로 인력 이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국 1058곳 영업점의 문을 모두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며 "대부분 지점에서 평상시와 비슷한 인력이 근무 중이며 일부 인력 이탈이 있는 지점은 본점 인력을 파견해 공백을 메웠다"고 말했다.
 
은행 측은 직장인 고객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일부 지점에서 대기줄이 길어지거나 업무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각 영업점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서울 북창동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의 영업점 문앞에 대고객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용환 기자

서울 북창동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의 영업점 문앞에 대고객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용환 기자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한 국민은행 지점에선 8일 오전 현재 총원 16명 중 12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다. 은행 본부에서 직원 2명을 지원받아 공백을 최소화했다. 평소에도 휴가나 교육 등으로 2~3명의 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를 고려하면 은행 업무에는 지장이 없는 수준이란 설명이다.
 
이곳의 지점장은 "직원들 대부분은 '파업의 목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영업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된다'면서 출근했다"며 "대부분 고객이 온라인으로 업무를 보고 있고, 미리 파업 발생 가능성을 안내했기 때문에 별다른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인력 공백이 큰 곳도 있다. 서울 중구 북창동에 있는 지점 한 곳은 18명의 직원 중 7명만 정상 출근했다. 이 지점은 본부에서 4명을 지원받아 8일 오전 현재 11명의 인력으로 업무를 감당하고 있다.
 
서울 북창동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은 오전 9시 40분 현재 창구 여러 곳이 '부재중' 상태다. 정용환 기자

서울 북창동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은 오전 9시 40분 현재 창구 여러 곳이 '부재중' 상태다. 정용환 기자

 
이곳의 지점장은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외환·기업금융·가계여신 등에 한 사람씩 담당자를 배치해 필수적인 업무를 우선 처리하는 중"이라며 "파업이 하루인 만큼 약간의 불편은 있겠지만, 업무가 마비된다든지 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 고객들도 8일 오전까지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날 오전 지점을 찾은 한 70대 남성 고객은 "파업을 한다는 것도 몰랐다. 지금 와서 보니 (창구) 몇 개가 비어있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넣으러 왔는데 평상시보다 오래 걸린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이날 새벽까지 성과급과 페이밴드, 임금피크제 등의 쟁점을 두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이날 하루 경고성 파업을 한 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어 3차(2월 26∼28일)와 4차(3월 21∼22일), 5차(3월 27∼29일)에 걸친 파업 계획을 밝혔다. 이번 파업은 2000년 12월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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