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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센 '삼성 어닝쇼크'…반도체 암흑기 연말까지 갈듯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더한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이 58조89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9.77%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더한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이 58조89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9.77%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실적을 둘러싼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 지난 연말부터 반도체 시장에서는 2년여 계속되던 '잔치가 끝났다'는 걱정이 많았다. 8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이런 시장 분위기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반도체 시장 불황은 상반기 내내 지속하다 연말쯤이나 돼야 회복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업계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매출 58조원은 3분기(65조4600억원)보다 9.8%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은 최대를 기록했던 3분기(17조5700억원) 대비 38.5%가 급감한 수치다. 연간으로는 1~3분기의 호실적에 힘입어 매출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의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6분기 연속 14조원대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도 멈췄고,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돌파 역시 좌절로 끝났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역시 주력 부문인 메모리반도체(D램·낸드플래시 등) 가격의 급락이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1~3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79%를 차지하며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8.19달러까지 올랐던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10월 한 달만에 7.31달러로 10.74% 떨어졌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메모리카드와 USB 등에 사용되는 128Gb MLC 제품은 지난해 9월 3.8%, 지난 11월 또다시 6.51% 하락하며 4.74달러를 기록했다. 또 프리미엄급인 SLC는 32Gb급이 13.2달러로 같은 기간 12.8% 급락했다.

 
반도체 시장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가트너]

반도체 시장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가트너]

 
가격 급락은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교체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2년여간 글로벌 IT 대표기업인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나 물류센터를 확장하며 데이터센터를 증설했다. 더불어 이들 업체는 기존 하드디스크로 구성된 데이터센터를 낸드플래시로 교체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글은 이용자가 감소하고, 애플은 신형 스마트폰의 판매부진, 구글은 유럽연합 등의 구글세 부과 등으로 악재에 휩싸이면서 공격적 투자보다 내실 다지기로 전환했고 반도체 수요 역시 감소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에는 스마트폰의 성장이 꺾인 것도 한몫했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460만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판매 대수 3억1750만대에 비해 2200만대가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IM)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조5000억원에서 1조9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이 추정이 맞는다면 IM 사업부의 분기 영업이익이 갤럭시7의 배터리 발화 사태가 발생했던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부진이 하반기까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애플이 중국 시장의 부진을 이유로 실적을 하향 조정한 데서 보듯이 애플을 비롯한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반도체 수요 감소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상무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이 다시 안정세를 찾고 내년부터는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부터는 FAANG을 제외한 후발 업체들의 데이터 센터 교체 수요가 다시 발생할 것이란 기대다. 또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일부 국가에서 올해 5G(세대) 통신 시대가 개막하는 만큼 내년부터는 데이터센터 증설과 가전업체의 수요 증가가 맞물려 반도체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반도체의 불황에 따른 단기 충격파는 불가피하다. 반도체 불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 확실시된다. 반도체는 지난 해 1285억 달러어치를 수출해 단일 품목으로는 수출 역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수출액이 1100억 달러 대로 줄어들 것"이란 게 한국 반도체협회의 예측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반도체 경기가 급락하고 다른 업종이 치고 나가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반도체 불황이 현실화하면서 이 총재의 걱정대로 당분간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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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