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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5500억원 빚더미 재향군인회 대수술 예고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가보훈처가 55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재향군인회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산매각과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제왕적 권한을 갖는 회장의 독단적 운영을 막기 위해 회장 선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훈처는 산하기구인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의 권고로 지난해 8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국가보훈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의 조사결과와 이행계획을 수립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재발방지위는 무분별한 사업 투자로 작년 10월30일 기준 5535억원 규모의 빚더미를 안고 있는 향군에 대한 부채 현황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발표했다.

재발방지위 발표에 따르면 향군은 법률로 설립된 공법단체로 제대군인 회원들의 복지와 권익 증진을 위해 한 해 190억원 가까운 국고보조금을 받고, 단체 스스로 수익사업을 운영한다.

그러나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아파트와 상가, 골프장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사업 투자 실패로 6300억원의 빚을 떠안았다. 채권 지급보증으로 790억원 손실도 입었다.

향군은 현재 고속도로휴게소 사업본부 등의 3개 직영사업체와 중앙고속·상조회 등 7개의 산하기업체를 운영하면서도 국고보조금과 수익금으로는 부채상환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더욱이 부실 사업을 담당하던 향군 직원들이 형사처벌까지 받았지만 향군 스스로 부채 상환과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재발방지위는 지적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기 위해 향군타워를 담보로 다시 빚을 지는 돌려막기식 부채상환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재정 상황 때문에 재향군인회가 회원의 복리향상 등의 목적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발방지위는 향군의 고질적 부채 해소를 통한 재정안정화를 먼저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재정운영 개선방안 마련을 마련했다.

지난해 4000억원 향군타워 담보대출 재승인하는 대신 연차적 부채규모 감축 조건으로 2022년까지 부채규모를 4276억원까지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추가 담보대출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또 구조조정 규모를 산정하고 연차적 추진계획안을 마련해 유사 업체와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과 함께 전문경영인을 공개 채용해 경영 전반을 관리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재발방지위는 향군이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이유로 제왕적 지위에 있는 회장 1인의 독단적 운영을 꼽았다. 전문성이 결여된 회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각종 비리의혹으로 끊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향군 회장은 별도 보수가 없는 임기 4년 단임의 명예직이지만 선거 기간만 되면 혼탁·과열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향군 회장은 연간 7000만원이 넘는 활동비를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고, 회장 비서실에만 8명의 직원이 있다. 사무총장 2명을 비롯해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는 이사 29명도 관행적으로 회장이 임명하는 등 인사 전횡이 가능한 구조다.

따라서 재발방지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회장 선거를 위해 선거관리업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고, 이사 및 직능대표, 각 지회장 등도 선거를 통해 선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장의 독점적 권한을 견제하기 위해 본부 부서장과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조정하고, 단체에 손해를 입힌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대한민국재향군인회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보훈단체의 수익사업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올해 2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회장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고 이사나 감사 등 임원진 선출방식을 개선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훈단체 표준정관안을 만들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체 구성원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한 처벌근거와 국가보훈처가 마련한 표준 정관을 통해 재향군인회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hjt@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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