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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 in UAE]김진수는 홀로 그라운드로 나왔다

필리핀전이 열리기 전 홀로 그라운드로 나온 김진수

필리핀전이 열리기 전 홀로 그라운드로 나온 김진수

  


김진수(전북 현대)가 홀로 그라운드로 나왔다.

한국은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스타디움에서 2019 UAE아시안컵 C조 1차전 필리핀과 일전을 치렀다. 김진수는 필리핀전 선발로 선택됐다. 

필리핀전은 김진수에게 의미가 깊은 경기였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그토록 원했던 '꿈의 무대' 월드컵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도 부상으로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두 번째 아픔은 김진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부상을 털고 복귀한 김진수. 파울루 벤투 감독이 그를 다시 대표팀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필리핀전에 선발로 출격했다. 부상 복귀 이후 대표팀에서 첫 선발이다. 이는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대표팀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계기다.

또한 필리핀전은 아시안컵 무대다. 김진수는 2015 호주아시안컵 결승 호주와 경기에서 결정적 실수를 저지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은 준우승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필리핀전은 지난 아시안컵의 아쉬움을 씻을 수 있는 새로운 출발이었다.

필리핀전은 김진수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많은 생각이 드는 경기,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는 경기였던 것이다. 이런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 있었다. 이날 경기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5시30분에 열렸다. 김진수는 3시43분, 홀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뿐 아니라 필리핀 선수, 대표팀 스태프 그 누구도 그라운드에 없었다. 김진수는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나왔다.

그리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천천히 그라운드를 걸었다. 고개를 숙여 그라운드를 바라보기도 하고, 고개를 들어 관중석을 주시하기도 했다. 또 가만히 서서 주변을 응시하기도 했다. 김진수는 축구장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천천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홍철(수원 삼성) 이청용(보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대표팀 동료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이들은 서로 모여 대화를 나눴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김진수는 동료들이 있는 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동료들도 혼자 있는 김진수를 방해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김진수는 혼자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가 시작됐고, 한국은 고전했지만 1-0 승리를 거뒀다. 다시 시작하는 대표팀의 첫 경기가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리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김진수는 제대로 된 경기력도, 인상적인 모습도 보이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부진했던 김진수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경기 이후 만난 김진수는 "첫 경기라서 실수가 많았고 힘들었다. 호주가 졌다. 우승 후보들이 고전을 했다. 우리도 알고 나왔고 방심하지 말자고 했는데, 어느 경기나 첫 경기는 힘들었다. 몸도 무거웠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픔과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희망을 찾아가려는 김진수. 첫 출발이 불안할 수 있다.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아무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그에게는 비난보다 격려가 필요하다.

두바이(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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