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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형유치원, 비리유치원 막을 장밋빛 대안 아냐”

이인옥 원장은 2001년부터 운영하던 사립유치원을 지난 2017년 공영형으로 전환했다. 전민희 기자

이인옥 원장은 2001년부터 운영하던 사립유치원을 지난 2017년 공영형으로 전환했다. 전민희 기자

“사립유치원 문제가 해를 넘길 때까지 해결되지 않을 줄은 몰랐습니다. 학부모와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정부와 사립유치원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인옥(70) 한양제일유치원(서울 서대문구) 원장이 지난해 10월 박용진 의원의 폭로에서 시작된 사립유치원과 정부의 갈등을 안타까워했다. 이런 일이 3년 전에 발생했다면 사립유치원장인 그도 사립유치원의 편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현재 어느 쪽의 편도 들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지난 2017년 3월부터 한양제일유치원을 공영형으로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운영하던 사립유치원 중 유일하게 서울시교육청의 공영형유치원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공영형유치원은 정부가 부모협동형·매입형과 함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으로 제시한 유치원 모델 중 하나다. 사립이지만 정부로부터 국공립에 준하는 재정지원과 회계감사를 받는다. 국공립유치원을 신설하는 데는 건립비만 100억원 가까이 들지만, 사립유치원을 공영형으로전환하면 연간 5~6억원의 예산으로 국공립 확대 효과를 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4곳에 불과한 공영형유치원을 올해 1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공영형유치원으로 전환한 덕분에 교육청 예산으로 시설투자를 하고, 부담금이 줄어 학부모 만족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영형유치원이 가진 문제를 외면한 채 사립유치원 문제 해결할 장밋빛 대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생각하는 공영형유치원의 장점과 한계 등을 들어봤다.
한양제일유치원의 2층 다락방은 노란색 벽에 나무를 형상화한 조형물로 꾸며져 있어 안락한 느낌을 준다. 이 원장은 "정부 지원 덕분에 시설 투자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한양제일유치원의 2층 다락방은 노란색 벽에 나무를 형상화한 조형물로 꾸며져 있어 안락한 느낌을 준다. 이 원장은 "정부 지원 덕분에 시설 투자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공영형유치원으로 전환한 계기는.
현재 한양제일유치원에는 3~5세 아이들 60여명이 다닌다. 인근 지역에 교육의 질이 높기로 소문나 대기인원도 20명 정도 된다. 하지만 3년 전까지 폐원 위기에 놓여 있었다. 중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유아교육에 관심을 갖고, 대학교수인 남편과 2001년 유치원을 인수했다. 초반에는 원아 수가 65명 정도였지만,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원아 수가 18명으로 3분 넘게 줄었다. 경영난이 계속되자 2016년에는 유치원을 접을 생각도 했다. 그때 정부에서 공영형유치원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돈을 버는 것보다 유아교육을 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전환을 결정했다.
 
공영형유치원 전환 후 장점은 뭔가.
경영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누리과정 지원금 외에 추가로 연간 6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인건비, 학교기본운영비, 교육환경개선비 등이다. 학부모들의 부담금도 기존 월 27만5000원에서 5만원 정도로 줄었다. 특별활동과 통학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원비는 사실상 무료다. 시설투자를 과감하게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게 아이들이 도서실로 이용하는 2층 다락방이다. 노란색 벽면에 나무 모양을 한 조형물이 있어 자칫 숲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아이들이 실내에서도 자연 친화적인느낌이 들게 하려고 벽과 천장을 나무처럼 꾸몄다. 원래 창고로 쓰던 공간이 교육청 예산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회계 관리도 더 투명해졌다. 이사회 5명 중 3명을 교육청에서 초빙하고, 학부모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 덕분에 3년 전 18명이던 원아 수는 60명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사립유치원은 대부분 공영형 전환을 꺼리는데.
선뜻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공영형이 되려면 우선 학교법인을 세워야 한다. 자신의 재산인 유치원 건물과 토지를 법인 명의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물론 중·고등학교는 설립하려면 학교법인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유치원은 개인설립도 가능했기 때문에 대부분 유치원 설립자는 건물주다. 하지만 공영형을 하려면 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 또 수익용기본재산도 필요하다. 원아 수에 따라 다른데 2017년 공영형으로 전환할 때 1억1000만원 정도를 냈다. 그 외에 세금도 3000만원 정도가 들었다. 당시 교수생활을 하던 남편의 퇴직금이 없었으면 전환을 못 했을 것이다. 경영악화에 처한 유치원들이 쉽게 공영형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다.
 
공영형유치원 모델의 개선점은 뭔가.
가장 큰 문제는 재정 지원 기간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유치원은 공영형 초기모델이라 5년 동안 지원을 받지만, 지난해부터는 재정지원 기간이 3년으로 줄었다. 우리 유치원도 정부 지원이 끝나면 학부모들로부터 30만원 정도 되는 원비를 다시 받아야 한다. 원비를 안내던 학부모들에게 30만원을 부담하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느냐. 사유재산을 투자해 법인을 만들었는데 이에 대한 보장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립유치원의 희생만 강요하지 말고, 사립 중·고등학교처럼 인건비·시설관리비·운영비 등을 지원해줘야 한다. 수익용기본재산은 교육부에서 4분의 1로 완화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외에 세제 혜택 등도 필요하다. 이사장은 월급을 받지 못하는 명예직인데, 세금 등 법인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우리 유치원 같은 경우에도 매년 300~400만원 정도 세금이 나온다.
 
유치원 3법에 대한 생각은.
정부 제도가 미비하고, 사립유치원 운영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모두를 비리의 온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립유치원 설립자나 원장 중에는 유아교육 위해 오랫동안 힘써온 분들이 많다. 정부가 유아교육을 관심도 갖지 않을 때 전 재산을 털어서 애들 가르치는데 평생을 바친 사람들이다. 반명 유아교육보다는 유치원의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해 뛰어든 사람도 분명 있다. 정부에서는 이들을 하나로 비판하고 몰아가고 있다. 사립유치원은 개인사업이지만 교육기관인 것은 맞다. 장기적으로 법인화하는 방형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사립유치원의 희생만을 강요하지 말고, 그에 대해 지원도 해야 한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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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