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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유산균이라 더 좋다고? 참 어이없는 분류

기자
이태호 사진 이태호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24)
유산균이 만병통치로 통하더니 이제 김치 등 발효식품에 있는 유산균은 식물성이라 좋고 요구르트에 있는 유산균은 동물성이라 나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종편의 쇼닥터들만 하는 헛소리가 아니다. 우리가 얼핏 봐서 꽤 유명해 보이는 전문가(?) 또는 대기업마저도 신상품을 내놓고 이렇게 주장하니 일반 대중들은 이를 참인 양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겠다.
 
식물성 유산균이라는 김치. 실제로 김치에 유산균은 많다. 김치가 익을수록 유산균도 많아진다. 하지만 김치가 너무 시어버리면 산에 약한 유산균은 죽어 없어지기 시작한다. [중앙포토]

식물성 유산균이라는 김치. 실제로 김치에 유산균은 많다. 김치가 익을수록 유산균도 많아진다. 하지만 김치가 너무 시어버리면 산에 약한 유산균은 죽어 없어지기 시작한다. [중앙포토]

 
식물성 유산균이라는 김치부터 설명하자. 김치는 세계문화유산 하면서 칭송이 대단한 식품이다. 항산화 물질이 많아 항암 식품이라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하고 엉터리 논문을 써대는 교수들도 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간단히 알 수 있다. 그들 손에만 들어가면 수십 종류의 김치(채소, 곡류)가 다 항암 식품으로 둔갑한다. 단언컨대 암을 낫게 하는 식품은 없다. 그렇게 항암 식품이 많으면 왜 아직도 암을 불치병으로 생각하고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나?
 
실제 김치에 유산균은 많다. 시어질수록 신맛 내는 유산이 많이 생성되고 유산균도 많아진다. 그러다 더 시어지면 유산균은 죽어 없어지기 시작한다. 유산균은 산에 약하기 때문이다. 김치의 숙성 시 초, 중, 말기에 서식하는 유산균의 종류도 달라진다.
 
김치의 유산균은 환경 혹은 재료에서 묻어 들어간 것들이 자란 것으로 아직 몇 종류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 김치마다 그 종류가 다르기도 하다. 김치에는 유산균이 요구르트의 4배나 많다고 자랑하는데 틀린 말이다. 유산균이 대부분 죽은 요구르트와 비교하면 그럴 수는 있겠지만.
 
김치가 세계문화유산인가로 지정되고 슈퍼푸드니 항암 식품이니 하여 인기가 있다 보니 몇몇 전문가가 유산균의 분리 동정을 시도했다. 통상 잘 알려진 유산균도 나오지만 발견되지 않았던 신종도 나와 종명(種名, strain)에 korea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인하대학 모 교수는 자기가 발견한 신종에 inha라는 대학 이름도 붙였다.
 
김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인기를 얻다 보니 몇몇 전문가가 유산균의 분리 동정을 시도했다. 발견되지 않았던 신종도 나와 종명에 'korea'를 붙이기도 하고 인하대학 모 교수는 자신이 발견한 신종에 'inha'라는 대학 이름도 붙였다. [중앙포토]

김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인기를 얻다 보니 몇몇 전문가가 유산균의 분리 동정을 시도했다. 발견되지 않았던 신종도 나와 종명에 'korea'를 붙이기도 하고 인하대학 모 교수는 자신이 발견한 신종에 'inha'라는 대학 이름도 붙였다. [중앙포토]

 
아이러니하게도 김치 등 소금 절임 음식은 국제암연구소에서 2군 B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다. 김치는 소금에 절이고 더 상위 발암 군에 속하는 젓갈도 들어가니 그렇게 지정한 모양인데 좀 오버한 감이 없진 않다. 지정된 발암물질을 보면 다 그렇고 그렇다. 강력한 것(아플라톡신)이 있는가 하면 우스운 것(술, 핸드폰)도 있어서다.
 
자연계의 생물은 식물, 동물, 미생물로 분류한다. 미생물에는 곰팡이, 효모, 세균, 바이러스로 나눈다. 유산균은 세균에 속한다. 공기를 싫어하는 혐기성세균이다, 한자로는 乳酸菌이라 쓰고 자라면서 유산을 생산하는 균을 총칭하는 단어이다.
 
이름에도 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분명 미생물인데 그들은 왜 식물성, 동물성으로 분류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미생물을 식물 재료에 키우면 식물성이 되고 동물재료에 키우면 동물성이 되는 식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김치에 자란 유산균은 식물성이고 우유에 키운 유산균은 동물성이 된다고 말이다. 얼토당토않다.
 
또 이들은 식물성, 동물성 하면서 음식만 이야기했지 유산균의 종류와 이름은 이야기하지 않는 게 참 이상하다. 그럼 식물성사료 먹고 자란 쥐는 식물성 쥐고 동물성 사료 먹고 자란 쥐는 동물성 쥐가 된다는 건가? 미생물이 식물이 됐다가 동물이 됐다가 요술을 부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되나.
 
김치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사케아이. 유산균은 장내 세균 비율 유지를 돕고, 변비 개선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미 적정 비율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 추가 섭취를 하게 되면 도리어 균형을 깨기도 한다는 보고가 있다. [중앙포토]

김치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사케아이. 유산균은 장내 세균 비율 유지를 돕고, 변비 개선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미 적정 비율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 추가 섭취를 하게 되면 도리어 균형을 깨기도 한다는 보고가 있다. [중앙포토]

 
유산균이란 탄수화물(포도당이나 유당, 설탕 등)을 탄소 원으로 하여 유산(lactic acid)을 다량으로 생산하는 세균 군(群)을 말한다. 종류는 아주 다양하며 유산균마다 각기 생육특성이나 사용 용도는 다르다.
 
유산을 소량 생산하는 균은 많이 있으나 유산균을 분류할 때는 보통 다음의 6속(屬)으로 분류한다. Lactobacillus, Streptococcus(Lactococcus), Pediococcus, Leuconostoc, Bifidobacterium, Sporolactobacillus 속으로 각 속에는 많은 종(種, strain)이 있다.
 
유산균은 버터, 치즈, 요구르트, 유산, 정장제 등의 제조 외에 주류(막걸리, 청주 등), 김치류 등 절임 식품 등의 발효에도 관여하는 아주 이용성이 넓은 세균이다. 장내 세균이 적정 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변비 개선 등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미 적정 비율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는 추가 섭취 시 도리어 균형을 깨기도 한다는 보고도 있다. 유산균은 너무 과대선전으로 소비자는 마치 만병통치로, 무조건 많이 먹으면 좋은 거로 알지만 그 효과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가 않다. 최근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많아서다.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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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