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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韓, 北접촉하다 들켜 레이더 쐈나" 日자민당 막말

“사실은 한국군이 유엔 제재 결의를 어기고 북한과 접촉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 그 장면을 P-1(초계기)이 발견하자 화기 관제 레이더를 쏘아 쫓아내려 한 것 아니냐.”
 
7일 오후 열린 자민당 국방부회ㆍ안보조사회 합동 회의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고 자민당 내부 사정에 밝은 도쿄의 한국측 소식통이 전했다. 이날 회의는 ‘레이더 조준’ 진위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 갈등이 확산되자 긴급하게 마련됐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집권 여당 자민당 내의 이른바 국방족(族), 외교족 의원들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국군의 인도적 구조활동을 불법 대북 접촉으로 포장하는 막말까지 등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도쿄의 한국측 소식통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하는 한국을 절대 믿을 수 없다”, “한국이 다국적 언어로 영상을 발표하면 우리도 다국어로 영상을 번역해 맞불을 놓아야 한다”, “한국 측이 레이더 조준을 인정하지 않으니 더 강한 증거를 내야 한다”, “군사기밀이라고 무조건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 것보다 전파 정보를 통해 일본의 레이더 탐지 능력을 공표하고, 한국이 어떤 거짓말을 하는 지 국제사회에 명확하게 알리는 게 국익” 등의 거친 발언이 이어졌다. 레이저 조준 여부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커지는 데 일본 정치인들은 자극적 발언을 내놓으며 금도를 넘고 있다는 우려를 야기하는 대목이다. 이날 회의에선 한·일간 협의를 중단하고 미국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판단을 맡겨보자는 의견까지 제기됐다고 한다.  

 
 일본 방위성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레이더 조준 관련 영상 [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쳐]

일본 방위성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레이더 조준 관련 영상 [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쳐]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는 “한국은 절대로 레이더 조준을 인정하지 않을테니 협의를 중단하고, 차라리 유엔 안보리와 같은 제3자 기관에 논의의 장을 만들어 심판을 받자”, “레이더를 조준 당한 증거가 군사기밀이라 발표할 수 없다면 차라리 미국에 보여주고 한국이 이렇게 이상하다는 걸 이해시키자”"며 출석한 정부 관계자들을 추궁했다고 한다. 이에 정부 측은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엔 증거를 보여주는 게 가능하다”면서도 “여기에도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곧바로 실행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일본 정부 내에서 미국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실제로 논의했음을 뜻한다. 유엔 안보리에 판단을 맡기자는 의견에 대해선 일본 정부 측은 “지금 당장 협의를 중단하고 유엔으로 가기는 어렵다”며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국방부가 4일 한일 '레이더 갈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은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모습(노란 원)으로 해경 촬영 영상이다. [연합뉴스,국방부 유튜브 캡처]

국방부가 4일 한일 '레이더 갈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은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모습(노란 원)으로 해경 촬영 영상이다. [연합뉴스,국방부 유튜브 캡처]

레이더 조준의 증거를 미국에 제시하자거나, 한·일 양국의 갈등을 유엔 안보리로 끌고 가자는 주장은 사실상 한·미·일 삼각 공조를 깨겠다는 의도로도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해당 발언을 놓고 일본 내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본 집권 자민당, 그것도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사고 수준이라고 보기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회의에선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키자”라거나 “한국에 대해 독자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 등의 외교적ㆍ경제적 제재 요구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EPA=연합뉴스]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EPA=연합뉴스]

일본 내에선 “일본 정부가 한국에 할 말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비판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지난해 9월까지 방위상을 지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안보조사회장이 “이 문제를 그냥 넘겼다간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본을 지키는 자위대원들이 정치를 불신하게 된다”며 “한국과 협의를 할 게 아니라 항의를 해야 한다”고 방위성을 몰아세웠다. 도쿄=서승욱ㆍ윤설영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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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