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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의 존재 이유

박찬민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박찬민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매년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곤 한다. 아마도 빈도수로 보자면 그 신년계획 목록 중에 가장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것이 건강과 관련한 것이라는 사실에는 추호의 의심도 없을 것이다. 새해에는 특히 ‘건강한 삶을 살자’는 덕담도 쉽게 들을 수 있다. ‘하루에 만보씩 걷겠다’ ‘금주와 금연’ 등 구체적인 건강 관련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1년 내내 정해 놓은 계획을 실천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 새해 첫 주가 지났으니 어쩌면 벌써 작심삼일(作心三日)의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이도 있을 것이다.
 
막상 심사숙고해서 정해놓은 새해 운동 계획을 충실히 실천하기 위해서 내닫는 첫걸음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배울 수 있으며, 누구와 그 경험을 같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다. 만약 당신이 평소 운동에 관심이 없거나, 또는 주변에 운동에 관심이 많은 지인이 별로 없다면 이러한 첫걸음조차 다소 큰 장애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길에 떨어져 있는 피트니스 센터 프로그램 광고 전단이라도 만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 건강한 삶을 위한 고민에 ‘운동 사(私)교육’이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국민 개개인의 건강을 위해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알고 보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더 아쉬운 대목이다.
 
아시아에서 일본은 대표적인 스포츠클럽 선진국이다. 유럽에서는 독일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시스템을 활용해 생활체육과 스포츠클럽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사회적 연대감을 강화하는 복지사회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매년 초 싱가포르 달러로 100달러(약 8만3000원)어치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 포인트는 1년 동안 수영장·체육관·테니스장 등 오직 스포츠 관련 시설물을 이용하거나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 레슨을 받을 때 사용할 수 있다. 모두 사용하지 못한 포인트는 소멸하고 다음 해에 다시 100달러어치의 포인트가 새로 들어온다.
 
시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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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민은 평생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지원금을 받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의 어느 지역이든 주민들은 쉽게 지역 스포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 모 대학의 경우 교내에 20여개의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한다. 실·내외 수영장과 체육관을 구비해 학생과 주민이 스포츠 시설 및 관련 프로그램을 충분히 받는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생활 스포츠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이런 생활체육 선진국들이 거두는 ‘스포츠 건강 복지’라는 중요한 성과는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앞장서는 단체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한체육회(2016년에 국민생활체육회를 흡수)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있다. 두 기관은 국민 생활체육 증진과 관련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에 접근 가능한 주민 중심의 스포츠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학교와 연계해 스포츠 전문 지도자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공공스포츠 클럽을 육성한다. 생애주기에 맞춰진 충분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의 삶이 궁극적으로 스포츠 활동을 통해 풍요로워지도록 이끌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기관구성원들에게는 훌륭한 직장일지 모르겠으나 국민건강복지 증진을 위한 두 기관의 노력은 정작 국민에게 피부로 잘 와 닿지 않는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8년 평창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 유치, 엘리트 선수 트레이닝 및 후원, 각종 경기단체의 관리 감독 및 후원에만 집중하는 전문단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책임 업무기관으로서 현실성을 갖춘 지속가능한 생활체육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지자체 관련 부서를 통해 국민에게 생활체육에 대한 풍부하고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스포츠 시설 및 관련 프로그램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이상이 아닌 실제 삶 속에서 국민이 더 쉽게 더 많은 ‘스포츠 건강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운동하는 삶’에 대한 갈급함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사설 스포츠프로그램’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의 스포츠클럽 프로그램’이 되도록 해야 마땅하다. 건강복지 사회로 가는 지름길인 생활체육을 장애물 없이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박찬민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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