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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46년 흑자기업의 ‘대부’가 남긴 것

심재우 뉴욕특파원

심재우 뉴욕특파원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일간지에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부음 광고가 실렸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창업자이자 전 회장인 허브 켈러허의 명복을 비는 내용이다. 켈러허는 전날 87세로 운명을 달리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주로 미국 내에서만 운항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다. 1971년 운항을 시작한 저가항공사의 원조 격이다. 켈러허와 롤린 킹이 공동으로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보잉 737기 3대로 운항을 시작해 미국내 4대 항공사로 성장시켰다.
 
국내에서도 저가항공사를 운영중인 대기업들이 출범 전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다른 항공사에 비해 30% 이상 싼 비행요금을 부과하면서도 1973년부터 46년 연속 흑자행진 중이다. 9·11 사태 위기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비켜갔다.
 
저가항공사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표면적인 이유는 경영효율이다. 보잉 737기 한 기종만을 운영하며 보수유지 비용을 낮췄고, 항공기 가동률을 높였다. 즉, 비행기가 착륙해서 다시 이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6분의1 이하로 줄였다. 좌석번호를 없애고 선착순으로 승객을 앉게한 결과였다. 승객들이 일찌감치 게이트에 도착해 줄을 섰다.
 
무엇보다 ‘직원만족’을 주도한 켈러허의 리더십이 경영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고객만족을 주장할 때 켈러허는 직원만족을 먼저 외쳤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을 만족시키고, 그 결과 주주 역시 행복해진다는 논리였다. 회사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직원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고, 생산성도 떨어뜨린다는 신념을 고수했다.
 
직원만족을 위해 켈러허 스스로 개그맨 못지않은 유머감각을 발휘했다. ‘펀(Fun) 경영’이라는 조어를 만들어냈다. 신입사원 면접 때 유머 감각이 뛰어난 직원에게 가산점을 줬다. 3만여 직원들의 이름과 개인사를 기억하는 특출난 능력도 지녔다.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직접 축하 노래를 불렀다. 직원에게 ‘갑질’하는 고객에게는 가차없이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한 몸처럼 유연하게 움직였다. 정시출발률을 높이기 위해 조종사들이 직접 소매를 걷고 기내 청소를 도와주는 게 관례가 됐다. 기상 문제로 출발 시간이 지연되면 직원들이 기내에서 승객과 재미있는 놀이를 주도하며 고객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였다. ‘오너 갑질’로 흉흉한 국내 항공업계가 사우스웨스트 항공에서 직원만족을 빼고 경영효율만 배워온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대부’ 켈러허를 떠나보낸 사우스웨스트 항공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심재우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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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