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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석 울산법원장, 양승태 소환 나흘 앞두고 사표

검찰의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방식을 비판했던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왼쪽)이 7일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최 법원장이 지난해 12월 울산지법을 방문한 김명수 대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의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방식을 비판했던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왼쪽)이 7일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최 법원장이 지난해 12월 울산지법을 방문한 김명수 대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현직 법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소환 조사를 나흘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61·사법연수원16기)이 이날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최 법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여러모로 볼 때 이제는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되어 떠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 법원장과 가까운 판사들은 “최근 법원의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 법원장과 가까운 한 고법 부장판사는 “최근 최 법원장이 공공연하게 ‘그만둘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왔다”며 “지금 잘못되고 있는 법원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기 어려워 이 같은 결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법원에서 근무하는 부장판사는 “일련의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를 떠나, 고위 법관으로서 지적할 만한 사안을 지적했는데도 젊은 판사 등 법원 내부적인 비판에 직면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 법원장은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대해 ‘압수수색의 홍수’라고 비판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29일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검찰의 ‘저인망식 수사 관행’을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수사에 착수하면 일단 주거 등 개인적인 공간들을 먼저 들여다보고 시작한다”며 “문제는 ‘증거를 찾기 위하여’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혐의를 찾기 위해’ 들여다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과 판사는 검사에게 영장을 발부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며 “‘범죄수사’라는 한 마디로 다 들여다볼 수 있는 나라는 제대로 된 민주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글에서 최 법원장은 마지막으로 “압수수색영장 발부에 인색하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여! 메멘토 모리! 당신의 주거와 PC, 스마트폰, 그리고 계좌도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라고 말했다. 그가 인용한 라틴어 숙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한다.
 
이 글 이후 젊은 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최 법원장은 다시 코트넷에 글을 올려 “1988년 대법원장 사퇴를 불러왔던 이른바 2차 사법파동 때 지역 법원 성명서를 처음 썼고, (요즘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각급 법원 판사회의도 법원행정처가 만들어 준 게 아니라 우리가, (당시) 단독 판사들이 싸워서 얻어낸 것”이라며 “1995년 전후 당시 수석부장(판사)이 나를 ‘노조위원장’이라고 불렀을 정도”라고 밝혔다.
 
고위 법관을 ‘적폐’로 몰아가는 젊은 판사들에게 ‘현재 평판사들이 누리는 사법행정 권한이 선배들의 노력을 얻은 결과’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의 인사철을 앞두고 최 법원장 외에도 고위 법관들의 사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고법의 한 판사는 “인사철마다 반복되는 것이지만 특히나 올해는 사표나 인사 방식에 말이 많다”며 “검찰 수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법원 내부적으로도 조직 구성에 있어 어수선한 현안들을 전혀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사라·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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