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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행보 읽는 키워드 셋…유럽·블록체인·소수인재

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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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 창업자 김정주(51·사진) NXC 대표가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의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김 대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지분 매각설과 관련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NXC를 비롯한 게임 업계 내부에서는 이미 김 대표 보유 지분 매각 작업이 본격화했다고 여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다음달 말쯤 NXC 지분 인수와 관련한 예비 입찰이 마감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최소 8조원 이상이 될 거래 규모를 고려하면, 당분간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분 매각 이후 김 대표의 다음 행보는 어떤 것이 될까. 김 대표의 다음 포석과 관련한 세 가지 키워드는 ‘소규모 인재와의 협업’, ‘유럽’ 그리고 ‘블록체인’ 등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평소 손정의(62)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 온 만큼 손 회장처럼 IT(정보기술) 업계 큰손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똑똑한 소수’와 사업을 키워나가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4~5명이 일하던 옛날이 좋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다. 유럽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지난해 인수할 때에도 NXC가 2017년 인수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의 유영석(38)씨를 비롯한 소수의 핵심 인물들에게 관련 업무를 일임했었다.  
 
김 대표는 유 씨를 두고 “참 똑똑한 사람”이라며 자주 칭찬했다고 한다. 그래서 2016년 코빗 인수 당시 ‘유씨가 5년간 더 코빗의 CEO를 맡는 게 인수 조건’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까지도 넥슨 코리아 업무보다는 미국 등지의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는 데 더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주요 활동 근거지는 유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국내보다 유럽 등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 우선 그는 유럽에 자신이 아끼는 인재와 자산을 집중시키고 있다. 비트스탬프도 룩셈부르크와 슬로베니아, 영국 런던에 근거를 두고 있다. 김 대표의 측근 중 한 사람인 홍종현 이사도 현재 비트스탬프 이사회에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 김 대표는 평소 룩셈부르크 등 유럽의 소국들을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여겨왔다고 한다.
 
NXC의 유럽 내 투자회사인 NXMH의 보유자산이 단기간에 빠르게 커졌다는 점도 김 대표가 유럽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NXMH는 명품 유모차인 ‘스토케’와 레고 거래 사이트인 ‘블릭 링크’ 인수를 주도한 회사다. 2009년 134억원 대였던 NXMH의 자산 규모는 2015년 말 1조 5000억원 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17년 말 기준 1조6459억원으로 불었다. 이 회사는 NXC의 자회사로 사실상 김 대표 부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김 대표가 최근 관심이 가장 많은 분야는 ‘블록체인’이다. NXC는 지난 2016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한 데 이어, 유럽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까지 삼켰다. 비트스탬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2011년 설립됐다. 당시 NXC 측은 “거래소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발전하는데 가장 기반이 되는 플랫폼으로서 광범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진경준 전 검사장 사건만 아니었다면 김 대표는 진즉에 지분을 정리하고 유럽에서 자신이 원하는 비즈니스를 했을 것”이라며 “검찰 조사 등이 이어지면서 지분 매각이 되레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PC용 버전만으로 중국에서만 매년 조 단위의 매출을 내는 던전앤파이터가 올해 안에 중국 모바일 버전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며 “이런 걸 고려하면 올해가 지분 매각의 마지막 호기(好機)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 포인트’는 7일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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