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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사고 작년 10배 늘어…서울 갭투자 지역도 비상

2019 부동산 3대 태풍 ③ 깡통주택
회사원 황모(43)씨는 2016년 10월 경기도 평택에서 전세보증금 1억8000만원을 끼고 2억5000만원짜리 빌라를 샀다. 2년 후인 지난해 10월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주변에 집이 너무 많이 들어선 탓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전셋값은 1억원까지 떨어졌다. 또 집을 팔아도 전세금보다 3000만원 낮은 1억5000만원밖에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집은 세입자에 의해 경매로 넘어갔다.
 
새해 주택시장에 ‘깡통 주택’ 우려가 크다.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깡통 소리가 나고 있다. 깡통 주택이란 집값이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 아래로 떨어져 집을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주택을 말한다.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간 상황에서 낙찰금액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면 ‘깡통 전세’가 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깡통 주택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집값 하락과 입주 급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014~2016년에 아파트 분양이 대거 몰린 영향으로 2017년부터 ‘입주 쓰나미’가 덮치면서 역전세난, 집값·전셋값 동반 하락, 깡통 주택 증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일부 지방의 경우 산업 기반 붕괴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깡통 주택 문제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아파트 임차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경매 신청 건수가 급증세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관련 경매 신청 건수는 2016년 153건, 2017년 141건에서 지난해 221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증가율은 58%가량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경북(350%)과 충남(268%), 경남(245%), 전북(67%), 충북(22%) 지역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 상승률도 23%로 높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도 심각해지는 깡통 전세 문제를 보여준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건수(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HUG가 메워 준 건수)는 2016년 27건, 2017년 33건에서 지난해(1~11월) 316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년 새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수도권만 봐도 증가율은 8배에 육박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깡통 주택 문제는 올해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입주 물량이 약 39만 가구나 쏟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물량만 20만 가구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4년(10만1773가구)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깝다. 가뜩이나 수도권은 지난해 말부터 지방처럼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하는 상황이다. 입주 급증으로 시장에 매물이 늘면 가격은 더욱 하락 압력을 받는다.
 
장근석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팀장은 “올해에는 기존에 심각했던 경상·충청 지역뿐만 아니라 전북 지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깡통 주택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깡통 주택은 사회 문제가 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덕적 해이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가 깡통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대출 측면에선 변동 금리를 고정 금리로 바꿔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제시됐다.
 
노태욱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수요자들은 거래 전에 타당성 검토를 철저히 하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는 등의 리스크 회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서울은 깡통 주택 문제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셋값이 절정이었을 때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 투자’가 불안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말부터 떨어지고 있는데, 전셋값이 내리면 재계약 시 하락한 금액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수 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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