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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행정관이 육참총장 불러낸 게 당연? 군인들 부글부글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을 비공식적으로 만난 것을 놓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7일 해명에 나섰다가 되려 군내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 2017년 9월 청와대 인사수석실의 정모(36) 전 행정관이 군 인사와 관련해 물어볼 게 있다며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을 국방부 근처 카페에서 만난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육군 참모총장을 만날 때 되도록이면 인사수석이나 인사비서관이 만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행정관이 총장을) 못 만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서 일하는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대통령의 철학과 지침에 대해 인사추천권자인 총장과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내 반발을 사는 부분은 이 대목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군 당국자는 “육ㆍ해ㆍ공군을 가릴 것 없이 단톡방에 많은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김 대변인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위계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군의 특성을 무시하거나 군을 얕보는 발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김 대변인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의 통수권을 따르는 영관급 장교는 대통령의 철학과 지침에 대해 안보실장을 얼마든지 청와대 근처 카페에 불러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야권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정작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에 대응할 땐 급이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말자던 청와대가 육군 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은 급이 맞는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직원의 권한남용이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앞서 6일 김 대변인은 “2017년 9월 만남은 군 인사를 앞두고 담당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에게 조언을 들으려고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만남은 국방부 근처 카페에서 20분가량 짧게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30대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대장을 만나는 자체가 기이하다는 주장이 군 안팎에서 계속된다.
 

①육군 대장이 34살 행정관을 왜 만나나=김 대변인은 “담당 행정관(정 전 행정관)은 군 인사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군 사정에 밝지 않은 형편”이라며  “군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행정관이 직접 김 총장에게 연락한 건 아니었다. 김 총장은 “당시 육군 대령 신분(현재 준장으로 진급)으로 청와대 안보실에 파견간 심모 행정관이 다리를 놔 정 전 행정관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대령을 통해 육군 총장(4성 장군)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자리인지는 의문이다. 당시 34세의 정 전 행정관은 9월 당시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이 필수적으로 거쳐야했던 6개월간의 실무수습 기간을 갓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②무슨 얘길 나눴나=‘군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라는 설명에 대해 군내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육군의 인사 시스템과 절차를 묻는다면 총장이 아닌 인사사령관(중장)이나 인사참모부장(소장)을 만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청와대 추천 군 인사명단이 육군 참모총장의 인사 추천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 아니냐”(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③총장 만난 뒤 문서 분실했다?=당시 만남을 놓고 군 안팎에서 “황당하다”는 반응까지 나오는 이유는 정 전 행정관이 김 총장을 만나고 난 뒤 가방을 분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 전 행정관은 차를 세운 뒤 담배를 피우다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다. 가방에 담겼던 문서에 대해 김 대변인은 “(청와대) 공식 문서가 아니라 정 행정관이 임의로 만든 것”이라며 “군의 인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만든 임의 자료였고, 육군 참모총장을 만나서 논의·협의하기 위해 가지고 간 대화자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주장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가방 안 서류는 누구는 진급시키고, 누구는 어디로 보내며, 누구는 좌천시키라는 등 자세한 명단이 적힌 ‘구도’라고 불리는 명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명단을 봤다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도 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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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