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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성길 평양 신혼집 주소는 당 부부장급 사는 창광거리

지난해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문화행사에 참석한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AP=연합뉴스]

지난해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문화행사에 참석한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초 잠적해 서방국가로 망명을 시도한 북한의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과거 주소지가 노동당 핵심간부들이 사는 고급 주거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성길이 북한 내 핵심계층 출신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익명을 원한 대북 소식통은  6일 “2000년대 평양 주민들의 인적사항(주민등록) 자료에 조성길이라는 이름과 주소 및 관련 정보가 나와 있다”며 “이 자료엔 조성길이 1999년 8월 외무성에 ‘양성생’(수습직원)으로 입사했고, 2001년 9월 ‘리광순’과 결혼한 것으로 돼 있다”고 전했다. 단 이 자료에 부모나 장인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외무성 근무 초기 창광거리 거주
당 핵심 많이 사는 ‘평양 압구정동’
부친·장인 부부장급 이상 가능성
태영호 “조성길 한국행은 의무”

이 소식통은 “자료상의 조성길이 외무성 근무자로 나오는 데다 조성길 부인의 이름이 주태국대사를 지낸 이도섭의 딸(이광순)과 같다”며 “해당 주거지의 특성과 소속 부처, 부인의 이름 등을 감안할 때 자료상의 조성길은 망명을 시도했던 조성길과 동일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다 2016년 한국에 왔던 태영호 전 공사는 중앙일보가 조성길의 망명 타진을 보도한 뒤 “조성길의 장인은 태국 대사를 지낸 이도섭”이라고 했고, 주태국 대사관에서 참사로 근무했던 탈북 외교관 홍순경씨는 “이도섭 대사 딸의 이름이 이광순”이라고 국내 언론에 밝혔다.
 
소식통은 “자료에 따르면 조성길의 고향은 평양시 중구역(한국의 ‘구’에 해당) 보통문동이며, 2000년대 당시 거주지는 평양시 중구역 ‘련화동’(연화동)으로 나와 있다”며 “이곳은 노동당 본청과 가까운 데다 당 부부장과 고위급 대사들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화동은 평양역 앞 고려호텔 인근으로, 평양의 고급 아파트 단지가 있는 창광거리의 일부다. 정부 당국자는 “연화동이 포함된 창광거리는 공훈 예술가도 있지만 당 고위간부들이 많이 산다는 점에서 서울로 치면 ‘정치적 압구정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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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선 당 부부장급 이상 핵심 간부들이 별도로 배정받은 아파트에 모여 생활하는데, 일반인 또는 하급 관리들은 이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다. 1999년 외무성 경력을 시작했던 조성길이 2000년대 이미 핵심계층 주거지에 살고 있었다는 점은 당시 그의 부친이나 장인이 노동당 부부장급 이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런 가운데 태 전 공사는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조성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태 전 공사는 “미국으로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었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한국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민주화되고 경제적으로도 발전했다”며 “내가 한국으로 왔다고 해서 나를 정당화하려는 말은 아니라, 한국은 지상천국은 아니지만 자네가 이루려던 바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네나 나나 북한 외교관으로서 남은 여생에 할 일이란 빨리 나라를 통일시켜 통일된 강토를 우리 자식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서울에서 나와 의기투합해 우리가 몸 담갔던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하자”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우리가 평양에서 헤어진 지 6년이 흘렀다”며 조성길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2008년 초 우리(태 공사) 가족이 로마에 갔을 때 자네(조성길)가 우리 애들을 로마 시내로 데려가 하나 하나 설명해 주던 때를 추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 오면 정부에서 철저한 신변 보호를 보장해 줄 것이며 직업도 바라는 곳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쓴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가 6개월 동안 15만 권 이상 팔렸음을 알린 뒤 “자네도 한국에 와 자서전을 하나 쓰면 대박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백두수호대’나 ‘태영호 체포결사대’ 같은 극소수 극좌 조직들도 있지만 진정으로 평화통일, 북한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활동하는 조직들이 수십 개나 된다”면서 “한마디로 서울은 한반도 통일의 전초기지”라고 강조했다. 편지 말미에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 헌법에 ‘한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로 이루어졌다’고 돼 있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다 한국 주민들이라는 뜻”이라며 “이제라도 이탈리아 당국에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나는 대한민국 공민이다,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가겠다!’ 라고 말하라”고 촉구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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