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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눈, 한강 결빙…이 사람이 봐야 인정받는다

김인식 기상청 서울관측소장이 지난 3일 서울 관측소에서 관측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인식 기상청 서울관측소장이 지난 3일 서울 관측소에서 관측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지난해 11월 24일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그리고 2018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는 한강이 처음으로 얼었다. 첫 한강 결빙은 서울에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왔다는 신호다. 이런 ‘첫눈’, ‘첫얼음’ 판정은 누가, 어떻게 내리는 걸까.
 

김인식 기상청 서울관측소장
눈으로 관찰하는 ‘목측’이 기본
북한산 단풍 등 직접 찾아가 관측

지난 3일 서울시 종로구 송월동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잔디밭 위에 각종 기상관측장비가 놓여 있었다. 서울의 날씨를 공식 관측하는 서울기상관측소다. 기온에서부터 강수량과 적설까지, 여기서 측정된 각종 기상 정보가 서울의 대푯값이 된다. 서울기상관측소는 1907년 낙원동에서 경성측후소로 처음 기상관측을 시작했고, 1933년에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 80년 넘게 같은 장소에서 관측을 계속해 왔다.
 
취재팀을 맞이한 김인식 서울관측소장은 “관측 장소를 옮기면 서울의 기후변화를 제대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가 생기고 주변이 전부 개발됐지만, 기상관측소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장비가 자동화됐지만, 기상관측의 기본은 눈으로 관찰하는 목측(目測)이다. 실제로 눈이 올 때면 근무자가 자를 들고 나가 적설판에 쌓인 눈높이를 직접 잰다. 김 소장은 “적설은 바람이 불면 자동 관측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자로 재서 기록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20년 넘게 기상청에서 관측 업무를 맡아온 베테랑이다. 2016년 남극에서 기상 관측과 예보를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재작년부터 서울의 날씨를 기록하고 있다.
 
그에게 맡겨진 또 하나의 중요한 일은 서울의 계절 변화를 관측하는 것이다. 김 소장과 3명의 근무자가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면서 계절 변화를 알 수 있는 각종 기상 현상을 관찰한다. 봄에 개나리가 개화하는 것에서부터 마지막 겨울 눈이 내리는 시기까지 계절관측 항목만 44개나 된다.
 
봄에는 관측소 인근에 심은 배나무·진달래·매화 등의 개화 시기를 기록하고, 가을에는 북한산에 올라 단풍의 시작과 절정을 판정한다.
 
겨울에 한강의 첫 결빙 여부를 판정하는 것도 김 소장이 하는 일이다. 서울에 첫눈이 내려도 서울기상관측소 근무자가 맨눈으로 보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첫눈’이 아니다. 다음은 김 소장과의 일문일답.
 
첫눈은 어떻게 판정하나
“첫눈은 주로 밤에 내리기 때문에 검은 천이나 장갑에 떨어지는 걸 보고 눈인지 판단한다. 우박은 눈과 달리 바로 튀겨나가서 구별된다.”
 
지난달 31일엔 첫 한강 결빙도 발표했는데.
“한강대교 두 번째와 네 번째 교각 사이가 100% 다 얼어야 한강이 결빙한 것으로 본다. 그 조건을 만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직접 현장에 간다. 보통 사흘 동안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낮에도 영하권에 머물면 한강이 얼 가능성이 크다. 사실 지난달 30일 새벽에도 한강에 갔었는데 완전하게 얼어있지 않아서 허탕을 쳤고, 다음날 다시 가서 한강이 언 것을 확인했다.”
 
봄과 가을에는 주로 어떻게 계절 변화를 관측하나.
“봄에는 여의도 윤중로에 가서 벚꽃의 개화 시작, 만개를 관측한다. 가을에는 단풍을 관측하러 북한산에 자주 간다. 단풍 관측목이 북한산 정상부에 있는데 20% 단풍이 져야 첫 단풍으로 인정한다.”
 
첫 나비와 매미 소리까지도 공식 관측하던데.
“동·식물들이 계절의 변화를 먼저 안다. 그래서 계절관측이 중요한 거다. 예전에는 봄이 되면 개구리와 뱀까지도 관찰했지만, 도시화로 인해 더는 볼 수 없게 되면서 관측 항목에서 제외됐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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