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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마크]민주당 가려는 이용호 "제3당 실패, 지역민심 뜻 따랐다"

 
“오늘부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고자 합니다.”
 
지난 12월 28일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입당 신청을 공식 선언했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과 함께였다. 두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면 여당 의석수는 129석에서 131석이 된다.
 
민주당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최재성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두 의원님께는 죄송하지만 복당·입당 신청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소속이 되기까지의 히스토리, 입당 후 당내 셈법 등 정치공학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무소속 이용호(오른쪽), 손금주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이용호(오른쪽), 손금주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선택을 감행한 이용호 의원을 지난 3일 밀착마크했다. 그는 2016년 4월 국민의당으로 출마해 초선 의원 배지를 달았고 당이 바른정당과 민주평화당으로 분열될 때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았다. 10개월 만에 민주당 입당을 결정한 속내를 듣기 위해 그의 지역구(남원시·임실군·순창군)로 찾아갔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8시40분 용산역에서 KTX를 타 두시간쯤 뒤 남원역에 도착했다. 손에는 큼지막한 보스턴백이 들려 있었다. “국회 하한기니까 남원에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머물며 주민 얘기를 들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월세로 빌린 13평짜리 주공아파트에 짐을 올려둔 뒤 일정을 시작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남원시의 도시 재생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듣는 자리였다.
 
 이용호 의원이 3일 남원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윤성민 기자

이용호 의원이 3일 남원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윤성민 기자

입당 신청 선언 뒤 민주당 쪽에서 연락이 오나.
언론계 선배이기도 한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환영한다고 큰 꽃을 보내줬다. (이 의원은 경향신문 기자, 노 의원은 MBC 기자 출신이다) 그 외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식사 한번 하자고 연락이 많이 온다.
 
이해찬 대표가 지난 7월 “우리 당은 안정돼 있어서 다음 총선 때까지 이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엔 무소속 의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혔는데.
그건 인위적인 정계 개편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 당시에 발언이 누구를 겨냥했느냐가 중요한데 민주평화당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다. 민주평화당이 나와 손 의원을 영입하려고 했고, 평화당은 민주당이 우리를 입당시켜주면 협치 못하겠다고 했다.
 
입당에는 이 대표의 입장이 중요할텐데, 사전 교감이 있었나.
그거는 뭐…, 노 코멘트.
 
입당 신청 발표 시점이 민주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이 있나.
그건 결과적인 해석일뿐이다. 민주당은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상당 기간 일련의 교감 가졌는데 선언한 시점이 우연히 지금이 된 것이지, 그동안 (입당을) 반대하다가 갑자기 찬성한 것은 아니다.
 
이용호 의원이 3일 남원노인복지관에서 한 노인과 인사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이용호 의원이 3일 남원노인복지관에서 한 노인과 인사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입당을 하려면 민주당의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기에 더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는데, 지금은 입장이 바뀐 건가.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으로 얘기하는 것은 개인적인 정책 소신보다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다. 당의 입장이 있었으니 이해해 주면 좋겠다. 다만 총선 과정에서 말한 것은, 당시 호남에서 민주당에 대해 ‘호남 홀대론’ 같은 오해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서는 현 정부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 오해가 풀어져 호남 지지도가 90% 이상 올라간 것 아니겠냐. 발언은 어떤 시점에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자격으로 나온 것인지 판단해 줬으면 한다. 현실 정치라는 게 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도발도 나오고 살짝 건드리는 것도 나오기 마련이다.
 
새천년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이번에 다시 민주당 입당하려고 한다. 철새라는 비판도 있다.
제가 국회의원 처음 출마한지 12년이 지나서 국민의당 당적으로 당선됐다. 정치를 오래 하면 가만히 있어도 철새가 된다. 그 사이에 당 자체가 왔다 갔다가 하지 않느냐. 그렇지만 정치는 상대가 있고 모든 분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비난과 비판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남원ㆍ임실ㆍ순창에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이용호 의원이 3일 심민 임실군수(이 의원 오른쪽)와 함께 임실군 대리마을 경로당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윤성민 기자

이용호 의원이 3일 심민 임실군수(이 의원 오른쪽)와 함께 임실군 대리마을 경로당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윤성민 기자

이 의원은 인터뷰 내내 “지역 주민들이 민주당 입당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임실군 대리마을 경로당을 찾았을 때 주민들의 반응도 그랬다. 최행수(75) 씨는 “우리 주민들은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입당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입당이 잘 되면 도와달라”고 했다. 경로당에 모인 40여 명의 주민이 손뼉을 쳤다. 기자가 “평화당으로 입당하는 건 어떤가”라고 묻자 주민들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호남에 국민의당 바람이 불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다음 총선을 노리고 지역을 지키는 지역위원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남원ㆍ임실ㆍ순창 지역위원장은 판사 출신인 박희승 위원장이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았지만 이 의원에게 져 3위에 그쳤다.
 
박희승 위원장이 버티고 있는데.
정치에는 언제든지 경쟁이 있다. 인간적으로는 미안하다. 그런데 호남은 경쟁 없이 공천받는 일은 없다. 현역 의원이 지역위원장이어도 경쟁은 있다. 저는 누구든지 민심으로부터 지지받는 사람이 대표 정당의 후보가 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못 받아들이면 정치 안 해야지.
 
보통 현역의원 입당은 다음 공천을 보장받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부터 그런(공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알다시피 민주당이 갑이다. 우리 지역구 민심은 내가 민주당 가면 좋겠다는 것이고. 나는 제3당이 실패했다고 보기 때문에 당연히 지역주민 뜻에 따르는 게 바르다고 본 것이다. 개인적 입지를 생각해서 정치 선택을 망설이면 나도 정치인이 아니다.
 
2017년 12월 20일 당시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앞줄 맨 왼쪽)과 정동영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국회에서 열린 제106차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 안철수 당시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당원 투표 실시를 제안했다. [뉴스1]

2017년 12월 20일 당시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앞줄 맨 왼쪽)과 정동영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국회에서 열린 제106차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 안철수 당시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당원 투표 실시를 제안했다. [뉴스1]

이 의원의 민주당 입당 신청에 평화당은 “정치적 신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논평했다. 평화당은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 연대’를 복원하기 위해 이용호ㆍ손금주 의원 영입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결국 실패했다.
 
평화당에 대한 생각은.
평화당이 최고위원 자리를 비워놓고 설득하기도 했고, 교섭단체 만들어서 예결위 간사를 맡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지역주민들의 요구와 인간적으로 맺어온 인간적 관계가 부합하지 않을 때의 선택은 인간적으로 힘들다. 그분들(평화당)에게 죄송하다. 내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대단한 일을 한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인간적인 괴로움도 많았다.
 
정동영 대표가 영입에 애썼다고 하던데.
나는 정 대표가 당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감동도 받았고, 마음도 아팠다. 지지율이 올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도 있었다. 평화당이 국민으로부터 저평가됐다. 나름의 공간을 이용해 레버리지(지렛대)로 이뤄낸 부분이 있다. 정 대표는 고교(전주고), 대학(서울대), 언론(정 대표는 MBC 기자 출신) 선배이고 같은 정당(국민의당)을 했다. 나를 생각해서 정치적 선배로 요청했던 것을 들어주지 못하고 따르지 못해 죄송하다. 정치라는 게 다시 만나기도 하니까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남원ㆍ임실=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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