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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이래 예외없이 겪었다…文정부 '3년차 저주' 깰까

“문재인 정부도 3년 차 징크스가 올까요.”
연말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문건 파문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가 논란이 되자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4일 ‘3년 차 징크스’를 걱정했다. 역대 정부가 거의 예외 없이 겪었던 집권 3년 차 징크스의 덫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였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상황이 집권 3년 차 증후군의 전조가 될 수 있으며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정권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선 곧 있을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회견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집권 3년 차 징크스를 깰 '빅 픽처(큰 그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오전 서울 남산 팔각정에서 시민들과 함께 해돋이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오전 서울 남산 팔각정에서 시민들과 함께 해돋이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3년 차는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임기 반환점을 도는 해다. “이제는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과 “이번에는 기필코 성과를 내고야 말겠다”는 강박감이 뒤섞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강박감을 못 이기고 서두르다가 성과도 못 내고 지지율이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3년 차 징크스로 본다.
 
“올해는 국민이 정책 성과를 체감해야 한다”(2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인사를 시작으로 “정부가 획기적 성과를 내야 한다”(3일 이낙연 국무총리) “올 한해 민주당은 성과 창출을 위해 신발 끈을 멜 것”(3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ㆍ정ㆍ청 발언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집권 3년 차에 경제·민생 분야에서 성과를 낸다면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의 든든한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기도 하다.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17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17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런 맥락에서 과거 정부도 3년 차 새해 메시지로 ‘큰 그림’을 그리며 기대를 담아냈다. 문 대통령이 임시정부 100주년을 언급한 것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은 3년 차때 광복 70주년(2015년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6·25 60주년(2005년 1월)을 내세우며 정권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반드시 경제 활력을 강조한 점도 비슷한 포인트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이 3년 차인 2015년 1월에 낸 메시지.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2015년 1월 1일, 현충원 방명록)
“국정 3년 차에 경제활력을 되찾고 평화통일을 위한 확고한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2015년 1월 12일 기자간담회)
 
박근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는 정윤회 문건 유출 사태로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던 때였다”며 “국면을 전환하고 국민통합에 기반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광복 70주년 같은 빅 이벤트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1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1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새해 메시지는 국민통합과 경제, 6.25 60주년이 키워드였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1월 1일 현충원 방명록에 한마음으로 함께 노력하면 영원히 번영할 수 있다는 “일로영일의 마음으로 나라의 기초를 튼튼히 닦겠다”고 썼다. 이어 사흘 뒤 신년 국정 연설에선 “첫 번째 국정 과제는 뭐라 하더라도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2년 차에 탄핵 소추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3년 차인 2005년 1월 1일 청와대 신년 하례식에서 “새해에는 일 잘하는 역량 있는 정부가 돼서 국민의 신뢰가 더 쌓이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3년차가 되는 2010년 초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3년차가 되는 2010년 초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이들 정부의 집권 3년 차는 참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현행 대통령제 아래서는 임기 3년 차의 저주라고 해야 할 형편”(2007년 4월 29일 청와대 브리핑 중)이라고 했을 정도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집권 3년 차인 2015년 ‘비선 실세’ 파동에 이어 ‘성완종 리스트’, 당·청 갈등이 노출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명박 정부도 집권 3년 차였던 2010년 승부수였던 세종시 수정안마저 좌초되면서 사실상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됐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 ‘0 대 23’으로 상징되는 4ㆍ30 재보선의 충격적인 참패, 여당 내 심각한 계파 갈등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3년차인 2010년 열린우리당 의원 초청 청와대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3년차인 2010년 열린우리당 의원 초청 청와대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권력형 비리와 대형 안전사고 등의 돌발 변수가 3년 차 정부를 뒤흔들기도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3년 차(2000년) 후반기에 잇따라 터진 '정현준ㆍ진승현 케이트'로 발목이 잡혔고, 지지율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1995년 4월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 6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사고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썼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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