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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출신 처음 피의자 양승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는 11일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 수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법원 내부에서는 참담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사실을 4일 발표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불법으로 재판에 관여하고 특정 성향 판사들에 대해 부당하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고 보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지연 등을 지시하거나 최종 보고받은 것으로 지목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해 말까지 검찰은 “적폐청산에 수사력이 집중돼 민생 범죄 해결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수사를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수사는 해를 넘겼다.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지난해 12월 7일 “범죄 혐의 상당 부분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윗선’을 향한 수사는 탄력을 받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고발사건 10여 개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에 재배당했으며, 사법부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는 11일 양 전 대법원장 소환으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을 가리키는 진술이나 증거가 확보됐다”며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기 때문에 더는 조사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두 차례 이상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두 명을 합친 만큼을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출석하기 전에 두 전직 대법관을 한 차례 이상 더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또 재조사를 마치는 대로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환 소식을 들은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누가 봐도 현 정권의 의중이 심어 있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전 대법원장이 소환되는 것이니 법관 입장에서 불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진호·이후연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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