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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가 걱정한 난소암, 피임약 먹으면 발생 50% 준다

난소암은 여성호르몬을 분비하고 난자를 만드는 기관인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복강 내에 전이가 일어날 때까지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 진단 당시 3명 중 2명 이상은 이미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고, 1차 치료 후에 재발률이 60~70%에 가깝다. 부인암 중 가장 예후가 나쁜 암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은 발병 위치에 따라 크게 상피세포암, 배세포 종양, 성삭기질 종양 등으로 구분되며 그중 90%가 상피세포암이다. 상피란 난소 표면을 말한다. 난소 상피세포암은 다시 세포 형태에 따라 장액성·점액성·자궁내막양·투명세포암 등으로 세분화된다.
 
 
재발률 60~70% 넘는 가장 나쁜 부인암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난소암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배란으로 인해 난소의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가 반복적으로 파열되고 복구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적 돌연변이가 난소암 발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력과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환자 5~10%는 유전성 발병 환자다. 여기서 유전성이란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말한다. BRCA 유전자는 세포분열 과정에 생길 수 있는 DNA 손상을 복구하는 역할을 하는데, 돌연변이가 있어 그 기능을 못하게 되면 DNA 복구가 불완전해지면서 암세포가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양쪽 유방과 난소를 절제한 것도 유전자 검사에서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난소암의 평생누적 위험률(한 사람이 평생 살면서 평균 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 또는 위험도)은 25~55%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BRCA 변이 사례는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흔해서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25% 가까이에서 BRCA 변이가 확인된다고 한다.
 
이러한 난소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난소가 반복적으로 파열과 복구되는 과정에 해당하는 배란 횟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출산과 모유수유다. 한 자녀를 출산하면 난소암 발생위험이 30~40%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경구피임약이 배란을 억제할 수 있고, 5년 이상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 난소암 발생위험이 50% 감소된다. 최근에는 나팔관에서 난소암이 시작한다는 학설이 있어, 나팔관 제거 등으로 난소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난소암에 대한 표준치료는 우선 수술로 최대한 많은 종양을 제거한 뒤 잔류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항암요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1차 치료(수술과 항암치료)가 성공적이어서 난소암이 재발되지 않기도 하나 환자의 60~70%는 재발한다. 재발된 경우 다시 2차 항암요법을 받아야 한다. 일단 재발하면 완치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완치를 위해 1차 치료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한다. 좀더 확실한 새로운 치료제가 도입되는 게 중요하다.
 
 
출산·모유수유 때도 난소암 발생 줄어
 
또한 BRCA 변이를 포함해서 난소암의 발생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때 예방적 난소난관 절제술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난소암의 상당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BRCA 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도 나와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PARP(poly-ADP-ribose polymerase)라는 억제제(올라파립)를 쓰면 재발률이 70% 낮아지고, 무진행 생존기간도 월등히 길어진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올라파립은 난소암에 특화된 BRCA 변이 난소암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다. PARP 억제제의 대표격인 올라파립은 암이 발생한 환자의 암세포에 영향을 미쳐 암세포의 DNA 회복을 억제하는 한편 암치료제의 효과를 증가시키는데 실제 임상에서 그 치료 효과가 계속 입증되고 있다.
 
이 약제는 현재까지 재발 환자에게만 사용되고 있었으나 점차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1차 항암치료 후 유지 요법에도 쓰이고 있는 것이다. 고도장액성 또는 고도자궁내막양 진행성난소암 환자이면서, BRCA1 또는 BRCA2 (또는 둘 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환자에게 올라파립을 썼더니 효과가 좋게 나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이 대상으로 삼은 환자는 3기 이상의 장액성 또는 자궁내막암, BRCA 돌연변이인 진행성 난소암 환자다. 이들에게 수술과 항암치료를 한 다음 종양이 감소한 상태에서 유지 요법으로 올라파립을 2년간 사용했을 때 재발을 얼마나 늦출 수 있는지가 연구의 핵심이었다. 연구대상 환자군은 수술 후 잔류 병변이 없었던 경우가 75~80%였고, 항암치료를 마친 후 검사(CT 또는 MRI) 결과 병의 증거가 없는 경우가 80% 이상이었다. 올라파립을 쓰지 않은 대조군 환자들이 재발하는 데 13.8개월 걸렸던 데 비해 올라파립을 유지 요법으로 사용한 경우엔 재발률이 70% 이상 감소했고, 재발까지의 기간이 3년 이상 연장된 결과를 보여줬다.
 
또한 두 번째 재발까지 걸린 기간을 비교해보니 올라파립을 쓴 환자군의 재발까지 걸린 기간이 더 길어져 이 약제의 치료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재발률이 아닌 전체생존률을 비교한 결과는 좀 더 기다려 봐야 나온다고 하나 이번 연구에서 무병생존기간 연장이 확인돼 상피성난소암의 생존율 향상까지 앞으로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약제의 부작용은 가벼운 정도의 메스꺼움, 구토, 피로와 빈혈이었으며, 부작용으로 인해 약의 용량을 줄여야 했던 경우가 28%, 약을 중지한 경우가 11%로 낮게 나타나 2년간 올라파립을 유지 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이로 볼 때 BRCA 돌연변이가 있는 진행성 상피성난소암에서 PARP 억제제를 유지 요법으로 사용한 덕분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3년 정도 무병 생존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유지 요법을 2년 동안만 시행했는데도 그 이후의 생존곡선에도 변화가 없었다. 유지 요법 종료 후에도 그 치료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PARP 억제제 사용이 BRCA 돌연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의 표준치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부인암센터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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