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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절단된 강릉 펜션 연통…고교생 3명 목숨 앗아가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 보일러실 모습으로 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돼있지 않다. [연합뉴스]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 보일러실 모습으로 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돼있지 않다. [연합뉴스]

 
수능을 마친 고교생 3명이 숨진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 사고는 부실 시공된 보일러 연통(배기관)이 장시간 진동 때문에 이탈한 뒤 이 틈으로 일산화탄소가 누출돼 빚어진 참사로 드러났다.
 
강원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4일 펜션 운영자와 무자격 보일러 시공자를 비롯해 2014년 3월 보일러 최초 완성검사를 부실하게 한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 영동지사 관계자,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LP가스 공급자 등 7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중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A씨(45)와 시공기술자 B씨(51)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층 펜션을 복층으로 불법 증축 한 전 펜션 소유주 2명은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자격이 없는 보일러 시공업자가 연통 결속을 허술하게 하는 바람에 어긋난 연통 사이로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누출됐다”며 “가스가 펜션 객실로 확산하며 피해를 키웠다. 펜션 주변의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한 결과 외부인 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201호 보일러 연통은 배기구에서 분리돼 있었다.
 
경찰관계자는 “보일러 배기구에 연통을 끼워 결속을 하려면 높이가 맞아야 하는데 사고 보일러는 그렇지 못했다”며 “배기구와 연통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연통 하단을 약 10㎝ 가량 절단했다”고 말했다. 절단된 연통에는 체결홈이 없었다. 연통의 체결홈이 보일러 배기구에 설치된 원형 링에 걸리면 단단히 고정된다. 원형 링은 연통 절단면을 보일러 배기구로 집어넣는 과정에서 손상됐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당시 보일러와 연통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당시 보일러와 연통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통 마감도 문제였다. 경찰은 배기구와 연통 이음 부분에 법에 규정된 내열 실리콘으로 마감처리를 하지 않아 배기관의 결속력이 약화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보일러 운전 시 발생한 진동 때문에 점진적으로 연통이 이탈한 것으로 보고있다. 사고 보일러 급기관(공기를 흡입하는 구멍)이 계란 2개 크기의 벌집으로 막힌 것도 확인됐다. 경찰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분석 결과 급기관을 막은 벌집이 불완전연소를 유발해 부실하게 시공된 연통의 이탈을 가속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은 지난달 17일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 투숙했다. 이튿날인 18일 오후 1시12분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치명상을 입었다.
 
부상을 당한 학생 7명 중 4명은 아직 강릉과 원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학생 1명은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고, 혼자서 식사와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돼 5일 퇴원할 예정이다. 같은 병원에서 재활치료 중인 또 다른 학생도 보행과 삼킴 재활치료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 주에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학생 2명은 의식을 회복하고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명은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고, 다른 1명은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회복 속도라면 약 2주 후에는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릉=최종권·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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