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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중국 장악, 일본 수성, 한국은 후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지난 해 일본의 독주와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한국은 오히려 후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조원 정도였지만 당장 내년에는 20조원이 넘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또 2050년 쯤이면 전세계 운행 차량의 50% 이상이 전기차로 바뀔 것이란 예측도 있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3.

 
4일 에너지업계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동안 전세계 전기차(EV, PHEV, HEV)용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보다 73% 증가한 76.9GWh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0개 업체에는 일본이 3개, 중국이 5개, 한국이 2개 업체가 각각 차지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1위는 일본의 파나소닉이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모델 3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17.6GWh의 배터리를 출하해 전년 대비 출하량이 113% 늘었다. 닛산과 일본전기의 합작회사인 AESC 역시 2.7GWh의 배터리를 출하해 5위에 올랐다. 여기에 파나소닉과 도요타의 배터리 합작사인 PEVE가 1.7GWh의 출하량으로 10위에 이름을 걸쳤다. 세 회사의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9.7%다.   
 
중국 기업중에는 특히 선두 업체로 꼽히는 CATL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ATL은 16.1GWh의 배터리를 출하해 1위 파나소닉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하량만 따지면 3.0GWh로 파나소닉(2.2GWh)보다 앞선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성장은 막강한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해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지만, CATL의 경우 독일의 BMW에 공급하는 배터리량이 늘고 있는 게 급성장의 배경이다. 
 
CATL에 이어 BYD는 9.3GWh의 배터리를 출하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투자자 워런 버핏이 투자해 유명해진 BYD는 전기차를 직접 제작하고 또 배터리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 성장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파라시스(Farasis), 리셴(Lishen), 과오슈안(Guoxuan) 등이 각각 7, 8,9 위를 차지했다. 10위권에 든 중국 배터리 업체 5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1.7%로 일본을 큰 차이로 넘어섰다.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진 삼성SDI]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진 삼성SDI]

 
국내 업체로는 LG화학과 삼성SDI가 분투중이지만, 성장률은 업계 평균보다 낮고 시장 점유율 전년보다 떨어졌다. 4위에 이름을 올린 LG화학은 6.1GWh의 배터리를 출하했다. 삼성SDI는 2.7GWh를 출하했고, 순위는 한 해 전보다 한 계단 떨어진 6위를 기록했다. 특히 두 회사의 출하량 증가율은 각각 42.2%와 26.1%로, 배터리 시장의 평균 성장률(73%)을 밑돌았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11.5%로 , 한 해 전 14.7%보다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3.2%p 낮아졌다. 
 
미니는 10일(현지시간) 중국 장수성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 4월 베이징 모터쇼에 전시된 미니 쿠퍼 카브리올레. [AP=연합뉴스]

미니는 10일(현지시간) 중국 장수성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 4월 베이징 모터쇼에 전시된 미니 쿠퍼 카브리올레. [AP=연합뉴스]

 
중국 업체의 성장 배경에는 정부 보조금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한 업체 관계는 "중국 정부는 미세 먼지를 줄이겠다며 2013~2017년 304조원을 투입했는데, 이중 상당 부분을 전기차 육성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배터리 업체의 과열 경쟁을 우려해 중국 당국이 보조금 지급 중단을 발표했지만, 2020년까지는 지원금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 배터리 시장에서 2~3년 전만 해도 일본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70~80%에 달했지만, 현재 반 토막이 난 것도 중국의 자국 업체 집중 지원에 따른 결과란 것이다.  
 
일본 배터리 업계는 중국 업체에 밀려 성장이 다소 둔화하고는 있지만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 배터리 소재 기업 관계자는 "노트북이나 휴대폰용 소형 배터리는 삼성이나 LG에 뒤지지만, 자동차에 탑재하는 중대형은 우리가 한 수 위"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업체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등 4대 소재 중 일부만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다"며 "나머진 일본에서 수입해서 쓴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 전기차 충전소 중 대표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잘된 중문해수욕장 급속충전소. 제주도에 설치된 공용 충전기 1591개 가운데 지붕이 씌워진 26개(1.6%) 중 5개가 집중된 곳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제주 지역 전기차 충전소 중 대표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잘된 중문해수욕장 급속충전소. 제주도에 설치된 공용 충전기 1591개 가운데 지붕이 씌워진 26개(1.6%) 중 5개가 집중된 곳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국내 업체들도 그냥 물러서진 않는다.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과점화되면서 업체 간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는 2023년까지 약 24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CATL과 BYD 등 10대 제조사는 같은 기간 55조원을 투자비로 쏟아부을 것이란 게 SNE리서치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3사가 차세대 배터리 관련 소재나 장비 분야의 상용화 기술의 연구개발(R&D)을 공동 추진하는 등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예정인 전고체전지, 리튬금속전지, 리튬황전지 등 3개 분야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도 서둘러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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