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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지키는 '부부사용설명서' 아직 안 만들었나요?

기자
박혜은 사진 박혜은
[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39)
집 안 청소를 하다보면 눈에 보이는 부분만 청소하느라 자칫 놓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대표적으로 창틀이나 가구 윗 부분, 화장실 세면기, 싱크대 개수대 안쪽 등이다. [중앙포토]

집 안 청소를 하다보면 눈에 보이는 부분만 청소하느라 자칫 놓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대표적으로 창틀이나 가구 윗 부분, 화장실 세면기, 싱크대 개수대 안쪽 등이다. [중앙포토]

 
집 안 청소를 하다 보면 눈에 보이는 부분만 청소하느라 자칫 놓치게 되는 틈새 청소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창틀이나 가구 위의 손이 잘 닿지 않는 부분, 화장실 세면기와 싱크대의 개수대 안쪽 등이 대표적일 겁니다. 
 
특히 물이 항상 흐르니 깨끗할 것 같지만 물때를 비롯해 이물질이 잘 끼이는 부분이 세면기와 개수대 안쪽 부분입니다. 아차 하고 시기를 놓치면 대충 눈으로만 봐도 손으로 만지기 싫을 정도의 이물질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청소를 시작하게 되죠. 그릇을 씻을 때나 샤워 시에 틈틈이 챙겨주면 되는데 딱히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으니 그걸 잊게 되는 겁니다. 
 
얼마 전 바쁘단 핑계로 미뤄 둔 개수대 청소를 하면서 부부관계가 어쩜 틈새 청소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물에 쓱쓱 씻겨 내려가니 겉으로 보기엔 아무렇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매 순간 신경 써서 닦지 않으면 관계에 보이지 않는 이물질이 금세 끼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것이죠.
 
부부 사이에 뭘 이런 걸 굳이 말로 해야 알까 하는 생각과 함께 어색함, 혹은 쑥스러움으로 어느 순간 안 하게 되는 말과 행동이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되지만 결혼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마음은 전달되기 쉽지 않습니다. 제때를 놓친 틈새 청소처럼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일지 몰라도 속으로는 소리 없이 먼지가 끼어가는 겁니다.
 
『사랑의 완성, 결혼을 다시 생각하다』 그레고리 팝캑 지음. 이 책에서는 정말 소중한 부부 사이에는 사용 설명서가 없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랑의 완성, 결혼을 다시 생각하다』 그레고리 팝캑 지음. 이 책에서는 정말 소중한 부부 사이에는 사용 설명서가 없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중앙포토]

 
얼마 전 서점에서 만난 『사랑의 완성 결혼을 다시 생각하다』는 책에서는 많은 것들이 사용설명서를 가지고 있음에도 정말 소중한 부부 사이에는 사용 설명서가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딱히 설명서, 즉 부부간에 지켜야 할 약속이 서로 간에 없으니 문제가 생길 때까지 시간이 흐르게 된다는 겁니다. 그 설명서는 누가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 부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겠죠. 부부 사이에 매일,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분기별로 한 번, 6개월에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 년에 한 번 잊지 말고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서로가 생각해 보자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혼식을 올리며 결혼 서약서를 누구나 읽어 내려갔을 겁니다. 나는 누구의 남편으로서, 나는 누구의 아내로써 어떻게 살겠다는 맹세를 기억할 겁니다. 시간이 흘러 그 내용은 명확히 기억나지 않아도 어떤 분위기의 글이었는지 기억하고 있겠죠? 특별한 부부들은 일상에서도 그날의 약속처럼 서로를 위한 배려와 노력을 통해 사랑을 키워 간다고 합니다. 그 노력을 위한 레시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배우자가 나를 배려해서 하는 행동, 또는 좀 더 자주해주었으면 하는 행동 25가지를 적어봅니다.
2. 배우자도 똑같은 목록을 만들어 보라 합니다.
3. 서로의 목록을 바꾸고 잘 보이는 곳에 둡니다. 그리고 매일 행동을 실천하도록 노력합니다.
 
모든 논의는 어떻게 하면 내가 상대방에서 좋은 배우자가 될 수 있는지가 중심입니다. 그리고 비판도 수용하되 비판할 때는 어조를 신경 쓰면서, 그리고 그 결과는 실천으로 옮기려는 노력이 상대방에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위의 책에서는 사랑은 우정을 의미하는 '우애적 사랑'과 성생활과 감상적 교감의 '낭만적 사랑'으로 이루어지는데 특별한 사랑은 75%의 우정과 25%의 낭만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우애적 사랑은 기본적인 우정을 유지하고자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 우애적 사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배려'임을 강조한다. [사진 pixnio]

우애적 사랑은 기본적인 우정을 유지하고자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 우애적 사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배려'임을 강조한다. [사진 pixnio]

 
우애적 사랑은 기본적인 우정을 유지하고자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우애적 사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배려’임을 강조합니다. 여기에 더해 25%의 낭만적 사랑을 위해서는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를 상대에게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라 합니다.
 
실제 이혼하지 않았을 뿐 같은 집에 머무는 것 이외 나누는 것이 없는 부부를 가리켜 정서적인 이혼상태라 말합니다. 정서적 이혼 상태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죠. 청소를 잊은 사이에 소리 없이 쌓인 틈 사이의 먼지와 같습니다. 나는 배우자와의 사이에 특별한 사랑을 유지하기 위한 레시피가 존재하고 있나요? 긴 시간을 돌아보지 않더라도 얼마 전 지나간 작년을 생각해 본다면 나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한 해가 또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부부간 나도 모르는 사이 틈새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지금 해 볼 일, 그리고 틈새 청소를 잊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당장 25가지나 적어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단 10개 혹은 5개라도 부부가 서로 간의 사용설명서를 채워 보는 겁니다.
 
저도 한 번 적어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손잡고 데이트하기. 아주 거창하지 않아도 동네 산책이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침저녁으로 포옹하기. 하루에 1분 소리 없이 눈 맞춤하기. 고맙다는 표현은 소리 내어 꼭 하기. 함께 할 취미 찾기. 서로에게 필요한 혼자만의 영역은 이해해주기 등등이 생각납니다.
 
그저 생각만 하고 마는 것과 손으로 적어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것은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새해면 습관처럼 하게 되는 새해 계획들처럼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특별한 약속의 시간을 올해는 놓치지 않아야겠다고 저부터 생각해 봅니다.
 
박혜은 굿 커뮤니케이션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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