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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저가 낙찰 안되고, 창의성 우대… 123조 ‘빅 마켓’ 조달시장 확 바뀐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동작구의 한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총생산(GDP)의 7.1%를 차지해 ‘빅 마켓’으로 불리는 123조원 규모 국가 조달시장이 확 바뀐다. ‘묻지마 저가 낙찰’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간다.
 
정부는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4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공공계약을 기존 가격 위주 낙찰에서 기술력ㆍ안전 강화 위주로 바꾸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져가는 게 개선안의 핵심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경쟁 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에게 낙찰하던 100억~300억원 규모 공사에 ‘종합심사낙찰제’를 적용한다. 종합심사낙찰제는 기술자는 얼마나 있고 과거 실적은 어땠는지 등을 보는 공사수행 능력, 고용을 일으켰고 산업재해가 있었는지 등을 보는 사회적 책임, 가격을 종합해 평가하는 제도다. 가격 평가 만점 기준도 기존 상위 40%, 하위 20% 입찰가 제외에서 상ㆍ하위 20% 입찰가 제외로 바꿔 저가 입찰 부담을 줄였다. ‘덤핑’ 수주를 막기 위해 무조건 낮은 가격을 써내는 업체는 오히려 감점을 주기로 했다.
 
1000억원 이상 규모 대형ㆍ고난이도 공사에선 기술력ㆍ창의성을 우대한다. 판에 찍어낸 듯 천편일률적이란 지적을 받는 관급 공사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기존엔 무조건 설계에 따라 시공하도록 한 데서 ‘이런 식으로 해 보겠다’는 식으로 창의적인 제안을 낸 업체를 우대한다.
 
공사비도 보다 합리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공사 예정가격을 쓸 때 최저임금 인상 시행 과정에서 논란이 된 ‘주휴수당(1주 동안 규정 근무일수를 채운 근로자에게 주는 1회 이상 유급휴일에 대해 하루치 임금을 별 산정해 지급하는 수당)’을 명확히 규정하도록 했다. 또 근로자 보호, 안전 제고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가격 경쟁대상에서 제외한다. 민원ㆍ천재지변 등 이유로 공사가 연장된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공사비를 발주처와 시공업체가 공정하게 분담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 3월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한 개선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고정민 기획재정부 계약제도과장은 “기술력은 있는데 가격 경쟁에서 밀렸던 건설업체에게 도움을 주고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조달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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