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남성은 오전 이용 못했던 수영장···'주부반'이 사라졌다

2006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청의 푸르내 수영장엔 '주부(여성)반'이 없다. 실력에 따른 초·중·고급반과 어린이, 어르신 대상 '실버반', 새벽·저녁반 등만 있다. 
이곳만 그런 것이 아니다. 수원지역 공공 수영장 10곳 모두 '주부(여성)반'이 없다.

수원시 공공수영장, 지난해 10월부터 여성반 폐지
"남성이용 제한은 성차별"이라는 인권센터 권고
남성회원 생기는 등 변화 시작, 긍정 반응 많아
"불편하다" 불만도 있지만 다른 지자체서도 관심

 
수원시의 양성평등 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공 수영장 남성 출입 제한 철폐다. 수원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역 내 공공 수영장 10곳의 오전 시간(오전 9시~낮 12시) 남성 이용 제한을 모두 없앴다.  
오전 시간을 주부 등 여성 프로그램에 모두 할애하는 다른 지역 공공 수영장들과 다른 행보다.
수원시의 한 공공 수영장{사진 수원시]

수원시의 한 공공 수영장{사진 수원시]

 
수원시 수영장에 '남성 이용 제한'이 사라진 사연은 이렇다. 공공 수영장의 대다수가 "여성 이용객이 많다"는 이유로 오전 시간에 여성 프로그램을 주로 배치한다. 
푸르내 수영장도 지난 7월까진 같은 이유로 매주 무려 24개의 주부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한다. 
수원도시공사 관계자는 "처음엔 성(性) 구분 없이 회원 신청을 받았는데 오전 시간은 회원 대부분이 여성이고 탈의·샤워실 수도 한정돼 자연스럽게 여성 위주의 프로그램이 주로 편성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성들의 오전 시간 수영장 이용엔 제약이 걸렸다. 남성 탈의실과 샤워실도 오전만 '여성용'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부부나,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등록하려고 해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한쪽만 거부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일부 남성들은 새벽·직장인(오후)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민간 수영장으로 발을 옮겼다. 
이런 일이 계속되자 지난해 7월 26일 수원시 인권센터로 "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수영장에서 오전 시간에 남성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진정이 제기됐다.
수원시청 전경.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수원시청 전경.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수원시 인권센터가 수원시 공공 수영장 10곳을 조사한 결과 8곳이 오전 시간을 '여성수영교실', '주부수영교실' 등 여성 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수원시 인권센터는 "수영장을 이용하는 남성 이용자의 수가 적다는 이유로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여성과 함께 남성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평등 원칙에 더 부합하고 이들 수영장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 부합한다"며 수원시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수원시도 이에 동조하면서 공식적으로 "지역 내 모든 공공 수영장의 오전 시간 남성 이용 제한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각 수영장에는 변화가 생겼다. 조금씩 남성 회원이 늘기 시작했다. 오전 프로그램 회원 30명 중 1~3명은 남자라고 한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안에 있는 새천년수영장 관계자는 "남성 이용 제한이 사라지면서 오전 시간 전체 이용객의 10%가량이 남성 회원으로 채워졌다"며 "관련 문의도 늘고 있어서 올해부터는 남성 등록자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시의 한 공공 수영장{사진 수원시]

수원시의 한 공공 수영장{사진 수원시]

 
공공 수영장의 남성 이용 제한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문제가 됐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도 14개 시립청소년수련관 부설 수영장이 오전 시간 남성 이용을 제한해 논란이 됐다. 
서울시는 이에 모든 수영장의 탈의실과 샤워실을 추가 확보해 올해부터 남·여 구분 없이 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한 상태다. 
비슷한 문제로 항의를 받았던 지자체들도 '남성 이용 제한' 폐지를 고민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민신문고 등에도 비슷한 문제가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대책 마련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설 확충 등 대안 없이 남성 회원을 받아들이면서 기존 여성 회원들이 탈의·샤워실 사용에 불편을 겪고 있어서다. 
김모(58·여·수원시 장안구)씨는 "전에는 탈의실이나 샤워실을 남녀 구분 없이 사용했는데 남성 회원이 들어오면서 여자 탈의실과 샤워실이 미어터진다"고 말했다.
수원지역 일부 공공 수영장은 탈의실과 샤워실 확충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간 확보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고 한다.
 
염보아 수원시 인권센터 인권보호관은 "공공시설은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모든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만큼 이런 움직임이 퍼질 것 같다"며 "부족한 수영장 탈의실과 샤워 시설을 추가로 확보하고, 변화된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려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