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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놀가지' 색출령···조직지도부 이탈리아 급파

이탈리아 일간지 기자가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지난해 4월 모습. [사진 줄리아 폼필리 트위터]

이탈리아 일간지 기자가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지난해 4월 모습. [사진 줄리아 폼필리 트위터]

북한의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잠적해 망명을 시도하자 북한 당국이 당 국제부와 외무성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조사와 함께 ‘놀가지’ 색출과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대북 소식통이 3일 전했다. ‘놀가지’는 노루를 뜻하는 북한 표현으로, ‘체제를 이탈해 해외나 남한으로 망명하는 인사’를 지칭한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김민기(더불어민주당)·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을 찾아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11월 초 잠적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조성길 망명 시도에 비상
당 국제부·외무성 대대적 검열
황장엽 버금가는 충격 분위기
김정은, 체제 이완 우려 격노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조 대사대리의 잠적 직후 그의 행적을 뒤쫓기 위해 평양에서 조사단을 급파했다. 이 소식통은 “로마 주재 북한 대사관에는 평소 4명의 외교관이 머물렀고, 출입이 거의 없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낯선 인물들이 대사관을 드나드는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조사단은 1차적으로는 조성길의 신병을 확보해 망명을 막으려는 목적이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그가 이탈리아 당국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면서 이게 어렵게 되자 경위 조사 및 대책 마련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은 북한이 조직지도부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1997년 2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중국을 통해 망명을 시도했을 때 북한은 모든 외교 채널을 동원해 그의 한국행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며 “여의치 않자 ‘비겁한 자여 갈테면 가라’고 하면서도 고위층의 추가 망명을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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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7년을 넘기며 안정적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던 상황에서 발생한 ‘돌발 사건’이어서 북한 내에선 충격파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대단히 격노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체제 안정을 중시하는 북한 당국으로선 이번 사건이 고위 인사의 도미노 탈북으로 이어지거나 체제이완 현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97년 황장엽 국제담당 비서의 한국 망명 사건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제3국의 대북 소식통은 “해외(스위스)에서 유학 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은 해외 공관을 ‘조국(북한)의 이익을 위한 전연(전방)의 전초기지’로 여기고 외교관들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며 “대사급 외교관 망명에 대한 배신감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조성길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면서 북한이 그를 막는 데 일단 실패함에 따라 책임자 문책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은 해외 공관이나 대표부에서 망명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사를 교체하는 문책을 하곤 했다. 2016년 태영호 전 영국 공사가 망명한 뒤 대사가 현학봉에서 최일로 교체됐다. 태 공사의 한국행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분석들이 이어졌다. 당시 영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공관 근무자들이 줄줄이 귀국하는 장면이 목격됐고, 중국 선양 주재 북한 총영사관의 활동도 위축되는 등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 지역의 공관도 크게 영향을 받았다. 이번에 조성길의 경우엔 본인이 대사를 대신해 업무를 했던 만큼 그의 행동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인물에 대한 조사와 문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용수·백민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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