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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부총리, 페북에 입장 표명 "소신 전부 관철되는 것 아냐"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신과 정책의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입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게 전한 말이다. 
 
이는 김 전 부총리가 지난 2017년 적자부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신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한 첫 입장표명이기도 하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유튜브와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린 글 등을 통해 청와대의 KT&G 및 서울신문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김 전 부총리가 담당직원들의 반대에도 청와대의 뜻에 따라 적자부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10일 퇴임한 이후 외부활동을 자제해왔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활동도 중단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언론과의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김동연 전 부총리 [연합뉴스]

김동연 전 부총리 [연합뉴스]

그는 "지난달 초 공직을 그만둔 뒤 조용히 지내고 있다"면서 "다른 분들을 만나는 것이나 외부활동을 자제하며 혼자 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부 일은 이제 현직에 계신 분께 맡기고 저는 뒤에서 응원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과 관련해 응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라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많이 망설이다가 페북에 글을 올린다"면서 "신재민 사무관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걱정이 남아서이다"고 말했다.
 
그는 신 사무관에게 "앞으로도 절대 극단의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당신은)공직을 떠났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청년이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면서 "극단적이거나 비이성적인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도 신 사무관 또래의 아들이 있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남은 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아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 페이스북

김동연 전 부총리 페이스북

 
김 전 부총리는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 정책은 종합적인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한다"면서 "어느 한 국(局)이나 과(課)에서 다루거나 결정할 일도 있지만 많은 경우 여러 측면, 그리고 여러 국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제기된 이슈들도 국채뿐 아니라 중장기 국가 채무, 거시경제 운영, 다음 해와 그다음 해 예산 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라면서 "국고국뿐 아니라 거시, 세수, 예산을 담당하는 부서의 의견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김 전 부총리는 "공직자는 당연히 소신이 있어야 하고 그 소신의 관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저도 34년 공직생활 동안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 소신과 정책의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처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특정 실·국의 의견이 부처의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부처의 의견이 모두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부처, 청와대, 나아가서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정책형성 과정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김 전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에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빨리 논란이 매듭지어지고 민생과 일자리, 그리고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매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글을 맺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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