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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오지에 100만명 몰렸다···산천어 축제의 기적

기자
김성주 사진 김성주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37)
겨울에는 원래 농가는 농한기라고 해서 한가한 시기다. 농사를 못 지으니 놀고 쉬는 계절인데 이제는 바뀌었다. 비닐하우스와 온실이 있어 딸기 재배가 한창이고, 상추나 깻잎 같은 채소들은 연중 나온다.
 
지금 지역에서는 겨울 축제가 한창이다. 겨울에는 도시와 농촌 간에 왕래가 적으니까 지자체에서는 축제를 기획해서 사람들을 초청한다. 겨울 축제는 낚시와 눈 테마가 대부분이다. 낚시는 빙어, 송어, 산천어가 있고 눈은 눈꽃, 얼음이 있다. 지난 1일에는 해돋이 축제가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 1일 새벽 해맞이 축제가 열린 강원 고성군 화진포 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백사장에서 해맞이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1일 새벽 해맞이 축제가 열린 강원 고성군 화진포 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백사장에서 해맞이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겨울에 우리나라 어종은 3종밖에 없다. 송어와 산천어, 빙어다. 대표적인 송어 축제는 평창에서, 산천어 축제는 화천에서, 빙어 축제는 인제에서 열린다. 홍천은 송어가 주인공이다. 
 
낚시 축제는 대개 얼음낚시다. 얼음에 구멍을 뚫어 놓고 낚싯줄을 드리워 놓으면 추운지도 모르고 재미있다. 참고로 얼음낚시는 새벽에 가야 한다. 아침에 물고기가 공복일 때 미끼를 물기 때문이다. 점심때 가면 애들이 낮잠 자느라 안 움직인다.
 
화천의 산천어 축제는 그야말로 기적이다. 사람들이 찾지 않던 오지에 1월 한 달에만 100만명이 넘게 오니 말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너도나도 모방할 정도다. 몇 년 전 CNN에서 세계 겨울 7대 불가사의로 방송이 되는 바람에 더 난리가 났다.  
 
겨울철 한 달 방문객 100만명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파급효과가 크다. 농촌 살리기에 매우 긍정적이다. 축제에서 나오는 매출도 크지만 화천은 입장료를 지역 상품권으로 바꿔줘 읍내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른 낙수효과도 크다.
 
기해년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평창송어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강추위 속 얼음낚시를 하며 2018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 [뉴스1]

기해년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평창송어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강추위 속 얼음낚시를 하며 2018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축제에 왔다가 귀농·귀촌한 사람도 꽤 있다. 가고 싶은 지역을 인터넷이나 뉴스로만 보다가 축제장에 직접 가서 보고 즐기다 보니 귀농·귀촌에 대한 결심이 확실하게 세워졌다는 것이다. 귀농·귀촌을 하는 명분 중에 무엇보다 삶의 재미가 큰데 축제는 큰 영향을 준다. 
 
지역 축제의 대부분은 주민 참여형이다. 개막식이나 큰 공연만 외주를 주고 그 안에 부스 운영은 주민들이 한다. 이런 면은 도시에서는 하지 않은 색다른 부분이라서 도시인이 더 재미있어한다.
 
농촌에서 지금은 작년에 벌였던 농사나 사업을 결산하고, 올해 무엇을 짓고 무엇을 추진할지 결정하는 영농 계획 수립의 시기다. 기업처럼 심각하게 머리를 맞대지 않고 놀며 쉬며 계획을 짠다. 농민들은 쉬면서 여행을 가기도 한다. 연초에는 교육도 많지 않아서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다. 휴식을 취하면서 무언가를 재창조하고 있으니 진정한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농림부가 발표한 ‘2019년 귀농·귀촌제도 정책’에 따르면 2019년에는 귀농·귀촌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8억9300만원을 늘렸다. 무엇보다 귀농·귀촌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귀촌인에 대한 농사업창업지원이 신규로 도입되는 것이 눈에 띈다. 귀촌인들이 농촌으로 가서 마냥 소득 사업에 손을 떼고만 있지 않기 때문에 농산물 가공, 유통, 홍보, 마케팅 등 창업 교육을 해준다. 은퇴자 귀촌인에게는 필요한 부분이다.
 
2019년도 귀농귀촌 지원 제도 개편 내용.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2019년도 귀농귀촌 지원 제도 개편 내용.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또 농어촌에 거주하는 비농업인도 귀농·귀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정 요건을 갖춘 재촌 비농업인도 영농창업을 하면 귀농창업자금 지원이나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귀농·귀촌인들만 대상으로 하던 ‘지역사회 이해’와 ‘갈등 관리 방안’과 같은 융화 교육을 마을 주민들도 함께 참여하도록 했다. 함께 융화하는 것은 새롭게 가는 이도 필요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이참에 다문화 교육도 해외에서 이주한 사람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함께 받는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귀농 자금 지원제도를 수정해서 부정수급을 강하게 차단할 예정이다. 자금의 중복지원을 막기 위한 방안도 강구되고 귀농 자금 사전대출 한도 축소, 지자체의 심사 강화, 예방 교육 확대가 추진된다.
 
‘귀농인의 집’이 올해 70개소가 추가되고 이용 기간도 3개월 정도 더 늘린다. 미리 살아 보기를 통하여 귀농·귀촌을 잘 준비할 수 있는 제도다. 점차 귀농·귀촌인이 지역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단순한 자금 융자나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서로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제도가 발전하고 있음이 보여 반갑다. 황금돼지해에 돼지가 주목받는 만큼 귀농·귀촌인이 지역의 황금돼지가 되어 대접받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새해 소망을 그려 본다.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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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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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