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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용 중고차 무단운행… '도로 위 무법자' 대포차 사연도 가지각색

지난 10월 중순 충남경찰청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에 전시된 차량을 딜러들이 불법으로 운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경찰과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상습 체납차량과 불법명의 자동차(대포차)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경찰과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상습 체납차량과 불법명의 자동차(대포차)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충남 천안시의 한 중고차 매매상가 주변에서 단속을 시작했다. 얼마되지 않아 상품용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매장 밖으로 빠져나왔다. ‘상품용’이라고 쓰인 번호판이 아닌 정식번호판(등록번호판)을 단 자동차였다.
 
운전자는 차량을 몰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개인적인 용무를 봤다. 이 차량은 운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상대편 운전자나 보행자가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 책임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차량이기 때문이다. 2시간가량 차를 몰고 다닌 운전자는 매장으로 돌아와 아무런 일이 없던 것처럼 상품용 번호판으로 바꿔 달았다.
충남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고액체납과 불법명의 차량(대포차량) 일제 단속을 벌여 85건을 적발, 형사처벌했다. [중앙포토]

충남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고액체납과 불법명의 차량(대포차량) 일제 단속을 벌여 85건을 적발, 형사처벌했다. [중앙포토]

 
상품용 차량에 번호판을 부착한 뒤 매장 밖에서 운행하면 자동차 관리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최고 징역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처벌도 가능하다.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 중 가장 강력한 처벌이다.
 
충남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고액체납과 ‘도로 위 무법자’로 불리는 대포차량(불법명의)을 집중 단속, 불법으로 상품용 중고자동차를 운행한 50명을 적발했다. 대포차량 유통 11건과 의무보험 미가입 차량 운행 24건 등을 적발, 불구속 입건했다.
 
대포차량은 대부분 100만원 이상 세금을 체납했거나 교통법규를 상습으로 위반해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다. 이들 차량은 범죄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커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4월 20일 경기 구리시 수택동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남양주 톨게이트에서 경찰과 도로공사가 과태료 체납 및 대포차 일제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20일 경기 구리시 수택동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남양주 톨게이트에서 경찰과 도로공사가 과태료 체납 및 대포차 일제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안에서 중고자동차 매매상을 운영하는 A씨(47)는 차량의 명의를 이전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차량을 넘겼다가 꼬리가 잡혔다. 차량을 받은 운전자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그대로 몰고 다녔다. 애초 자동차 소유주는 국내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로 출국하면서 차량을 A씨에게 팔았다고 한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중고차 5대를 팔아넘겼다.
 
경기도 평택에서 자동차 매매상사를 운영하는 B씨(57)는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하는 운전자로부터 차량을 넘겨받아 이전등록도 하지 않고 그대로 판매했다. 차량을 넘겨받은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범죄에 이용하면 추적이 어려워진다.
2017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적발한 대포차가 모여 있는 경기 남양주의 차고지. [연합뉴스]

2017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적발한 대포차가 모여 있는 경기 남양주의 차고지. [연합뉴스]

 
인천의 중고자동차 상사에서 일하는 러시아 출신 딜러 C씨(40)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불법 명의 중고차 150대를 올렸다. 그는 글을 보고 찾아온 외국인을 상대로 차량을 팔았다. 모두 명의를 이전하지 않은 대포차였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상 중고차 매매업자가 차량을 판매한 뒤 이전등록을 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대포차량을 운행한 경우에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의 처벌을 받게 된다. 
ㅈ난해 4월 경기 구리시 구리남양주톨게이트에서 경찰과 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이 체납차량 및 대포차 일제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ㅈ난해 4월 경기 구리시 구리남양주톨게이트에서 경찰과 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이 체납차량 및 대포차 일제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충남경찰청 윤치원 교통조사계장은 “1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중 33%가 대포차인 것으로 집계됐다”며 “대포차를 유통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자치단체와 합동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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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