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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미래] 대한민국 우주청

최준호 과학&미래팀장

최준호 과학&미래팀장

‘50년 이상 뒤처진 우주로켓 기술을 개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인구 5000만의 조그만 나라에서 무슨 달 탐사냐.’
 
그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나 대학이 로켓과 인공위성 등 우주 개발에 나설 때마다 들어야 했던 핀잔들이다. 우주개발이란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이나, 적어도 중국·인도 등 대국에서 하는 일이라는 논리였다. 미사일협정을 맺은 미국의 오해를 살까 몸을 사려야 했던 측면도 있었다.
 
그간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과학·산업의 필요성보다도, 정치인들의 당리당략에 휘둘리고 이용당했다. 달 탐사 계획은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만들어져 박근혜 정부 때 당겨졌다가 현 정부 들어 처음보다 더 후퇴해버렸다. ‘달 탐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역점 사업이었으니, 아예 언급하지도 말아라. 차라리 소행성 탐사를 하자’와 같은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이 때문에 우주 정책을 세우고 추진해야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우주는 찬밥신세였다. 전공과 무관한 행정고시 출신 담당 과장은 1년이 멀다 하고 교체됐다. 출연연구기관에서는 ‘알 만하면 떠난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출입기자보다도 우주를 더 모르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부처와 출연연 사이에서도 성격에 따라 우주 관련 업무가 갈가리 찢어져서 따로국밥 같은 연구개발을 해왔다.
 
그러던 이 나라에 ‘우주청’ 설립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처럼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우주 정책과 연구개발을 담당할 정부 부처 말이다. 관련 출연연인 항우연에서야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얘기지만, 이젠 과기정통부에서도 우주청을 거론하고 있는 모양이다.
 
너무도 늦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21세기 우주는 이제 탐사 차원이 아닌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민간기업이 우주로켓을 발사하고 스타트업들이 위성을 만들어낸다. 당장 새해 벽두부터 우리는 중국의 무인 탐사선이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할 형편이다.
 
2019년 새해가 출발했다. 올해는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지 반세기가 되는 해. 주인공인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국들은 우주로 달려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우주 미래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의 속도와 방향대로라면, 사실 백년하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 정부가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우주청을 세워 산·학·연의 협업을 통해 한국의 우주산업을 이끌어가길 기원한다.
 
최준호 과학&미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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