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설]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 실체적 진실 규명이 우선

기획재정부는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에 개입하고 적자국채 발행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신재민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기재부 측은 “KT&G 동향 문건을 무단으로 출력해 외부로 유출하고, 적자국채 발행과 관련된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을 공개한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 금지와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의 대응은 두 가지 측면에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취지를 거스른다는 점이다. 이 법은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 등을 보호하고 지원함으로써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풍토를 만들겠다는 목적에서 제정됐다. 공익을 위해 용기있게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을 지켜 국민의 알권리도 함께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청와대와 기재부, 여당 인사들은 신 전 사무관이 “먹고살려고 취직한” 학원 홍보를 위해 ‘노이즈 마켓팅’을 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1990년대 초 군 내부의 부정투표 관행을 폭로했던 이지문 한국청렴본부 이사장은 “공익적 목적을 위한 폭로의 동기를 공격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부제보자 말살 책략”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등 보수정권 때는 내부 제보자를 의인(義人)이라고 치켜세우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배신자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얘기다. 입맛에 맞으면 공익신고자고,입맛에 맞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 되는 건가.
 
두 번째, 신 전 사무관의 행위에 위법적 요소가 있지만 주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는 법률적 추론도 가능할 수 있다. 그가 근거없는 폭로를 감행했다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국민들은 신 전 사무관의 처벌 여부보다는 그의 주장이 실체적 진실이냐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의 형사 사법적 대응은 공익제보자에 대한 재갈물리기에 다름없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