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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공정성 높일 것, 노사가 반대하는 공익위원 배제”

[한국 경제 살리자] 이재갑 인터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장교빌딩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장관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고용의 질을 개선하려다 양(量)을 놓쳤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김경록 기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장교빌딩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장관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고용의 질을 개선하려다 양(量)을 놓쳤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김경록 기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10월 5일)한 지 3개월이 지났다. 그는 고용노동정책의 방향을 크게 틀었다. 근로감독을 기업 처벌과 단속 위주에서 계도 중심으로 바꿨다. 성역처럼 여겨지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도 수면 위로 올렸다. 전임 장관 때 운영된 적폐청산위가 권고한 내용을  폐기했다. 기업에 대한 불시 근로감독 같은 것이다. “고용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정책 목표는 하나다. 일자리 늘리기다. 그렇다고 이 장관 행보가 그리 순탄한 건 아니었다. 주휴수당과 시간을 산입 범위에 넣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놓고 경영계와 첨예하게 대립했다. 고용부 직원은 “김영주 전 장관이 벌여놓은 정책을 설거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불가피한 갈등이었다”고 말한다.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에 대해선 노동계와 부딪쳐야 했다. “근로시간 단축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한 김 전 장관의 말이 발목을 잡았다.

경영계도 최저임금 탓만 말고
기본급 낮은 후진적 체계 바꿔야

노조의 불법 점거 매우 유감
법대로 엄정하게 책임 물을 것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 확산 위해
도입 절차 간소화 방안 논의해야

 
다음은 일문일답. () 안은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다.
 
현 정부 1년8개월 동안 고용정책이 균형을 잃었다고들 한다. 그게 고용대란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고용의 이슈는 양과 질이다. 양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권고하는 지향점이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게 지난 시기의 교훈인 것 같다. 오랫동안 노동계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쪽 목소리를 우선 (반영해) 추진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갈등이 생기고 고용 상황은 안 좋아졌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려다 양을 놓친 부분이 분명히 있다. 현장 상황을 보며 보완해 갈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이 대기업조차 힘들다고 한다.
“소상공인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 외에 다각적인 지원책을 강구할 생각이다. 대기업 문제는 좀 다르다. 지난해 5월 최저임금법을 개정하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것은 임금체계를 바꾸라는 취지다. 턱없이 낮은 기본급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당으로 짜인 현 임금체계는 후진적이다. 고연봉을 지급하면서도 최저임금 위반으로 걸리는 건 이 때문이다. 임금체계가 이 상태로 지속하면 온갖 임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갈등이 생긴다. 글로벌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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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위반 처벌을 6개월 동안 유예한 건 파격이다.
“최저임금 위반은 즉시 시정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정책은 시장 상황을 외면하면 안 된다.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시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최선책이다.”(최저임금 위반에 대한 처벌 유예는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이래 한 번도 없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란 지적이 많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은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 첫째, 공익위원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다. 둘째, 최저임금이 노사 교섭 식으로 결정된다. 이러니 경제지표나 고용사정과 같은 게 반영되지 않는다. 이 두 가지를 다 개선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를 개혁하겠다는 뜻인가.
“지금은 노사가 요구안을 제시하고 더 받고, 덜 주기 위해 힘겨루기를 한다. 이래선 갈등만 지속할 뿐이다.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를 둘 계획이다. 여기서 각종 경제지표를 고려해 인상 구간을 제시하면 최저임금위가 그 안에서 심의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공익위원의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선정 방식을 확 바꾸려 한다. 노사가 각자 공익위원을 추천하고, 이들에 대해 노사가 상호 배제하는 형태로 추리는 작업을 한다. 여기에 국회 추천을 가미해 공정성 시비를 없애겠다. 공론화 작업을 거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착수(3월) 전에 마무리하려 한다.”(지금은 공익위원을 고용부 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위촉한다. 현 공익위원은 김영주 전 장관이 추천했다. 임기는 2021년 5월까지다. 제도가 바뀌어도 공익위원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교체하기 어렵다.)
 
탄력근로제와 같은 근무체계를 도입하려 해도 절차가 까다로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갈수록 근로시간 운영의 유연성은 중요해지고 있다. 노동자가 필요할 때 유연하게 쓸 수 있도록 자기선택권을 강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노동자 권익도 높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뿐 아니라 노동자 개인의 동의로 가능하게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도입 절차 간소화 방안도 다뤄야 한다.”(현재는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시행할 수 있다.)
 
건물 점거 등 노조의 불법행위가 잦다.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용부 장관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행위자를 막론하고 법을 엄정하게 집행할 것이다. 취임 이후 지방노동관서 불법 점거에 대해 고소하는 등 강하게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보험설계사나 대리운전 같은 특수 형태 고용 종사자를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으로 흡수하는 조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 부담이나 도덕적 해이와 같은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지적이 있다.
“특수 형태 고용 종사자는 상대적으로 이직이 용이하다. 그래서 실업급여 수급 요건만 맞으면 일을 그만두는 등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일정 소득 미만의 저소득 종사자는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일해서 버는 소득보다 그만두고 받는 실업급여가 더 많거나 비슷한 경우 고용보험 가입을 제한한다는 뜻이다). 또 원칙적으로 구조조정에 의한 이직 등 비자발적 이직자만 실업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다. 현저하게 소득이 감소해 이직하는 경우에는 (실업급여를 수령하기까지의) 대기기간을 연장해 부작용을 최소화해 나가겠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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