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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공분야 점유율 1%뿐” 78억달러 먹거리 찾아 온 교포

이민규 대표가 한국 사천 공장을 찾았다. [사진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

이민규 대표가 한국 사천 공장을 찾았다. [사진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항공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항공소재 전문 유통업체는 한 곳도 없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재미교포 1.5세가 한국에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항공우주 소재·부품 유통센터를 세우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이민규(48)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경남 사천에서 이달 말 완공을 목표로 대지 5000평 건물 1600평 규모의 유통센터 공사를 진행 중이다. 유통센터에서는 항공기와 우주로켓에 쓰이는 티타늄과 알루미늄 등 특수강 원소재와 부품 등을 취급하게 된다.
 
블룸버그와 비지니스위크 등에 따르면 항공 관련원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258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중 아시아 시장 점유율은 25~30%에 달한다. 최대 78억 달러(약 8조7300억원)의 거대 시장이 열리게 된다. 민간항공기 수요도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2017년 12월 현재까지 적체된 민간항공기 생산은 1만4000대로 역대 최고다. 올해 항공기 생산을 의뢰하면 9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켄코아의 유통센터는 이런 첨단 신성장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이 대표는 “중국은 물론 동남아에서도 최근 민항기 수요가 폭등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저가항공사(LCC)가 늘어나면서 항공정비 분야가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하고 있다”며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뿐 아니라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켄코아가 중소기업 최초로 완제기 조립에 성공한 공군 훈련기 KT-100. [사진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

켄코아가 중소기업 최초로 완제기 조립에 성공한 공군 훈련기 KT-100. [사진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

켄코아는 이 대표가 24세 때인 1995년 설립됐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현대차 미주법인에서 2년간 일한 직후였다. 알루미늄 부품 제조 대기업인 콘스텔리엄의 아시아 지역 수출대행을 맡으며 항공 소재 분야에 눈을 떴다.
 
2001년에는 ‘캘리포니아 메탈’이라는 강관 파이프 제조사를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했다. 당시 버드와이저나 LA 수도전력국 등이 주 거래회사로 연 매출 200만 달러 정도 되는 중소기업이었다. 이 대표는 열처리 등 후처리 과정이 복잡한 아이템을 골라 보잉에 납품하기 위해 1년간 문을 두드렸다. 품질 인증 평가를 받는 사전 작업인 생산 공정 시스템을 바꾸는데 또 1년을 투자했고, 마침내 보잉에서 합격 평가를 받았다. 항공업계 전체에서 인증받았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록히드마틴 등 대기업 수주를 연이어 따내면서 회사 설립 10년 만에 연 매출 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항공업계는 ‘마피아 집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생 기업에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일단, 실력을 인정받으면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의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3년 한국 사천에 항공부품 제조업체 켄코아코리아를 설립했다. 본사도 미국에서 한국으로 옮겼다. 고국에서의 제2 도약을 꿈꾼 것이다. 2016년에는 미국 조지아주의 항공부품업체 HGMC를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더 키웠다. 이제는 에어버스·록히드마틴·스페이스X·걸프스트림·프랫&휘트니 등 글로벌 항공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한화·두산 등에 소재와 부품을 납품하며 연 매출400억원가량을 올리고 있다. 특히 보잉 737·777의 앞날개 부품의 단독 납품은 주목할 성과다. 737 부품은 연 1만3000개, 777은 매달 5대 분량 10세트를 조립해 납품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항공우주 분야 경쟁력의 첫걸음이 원소재 유통망 확보라고 믿고 있다. “한국은 전자·자동차·조선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항공분야에선 점유율이 1%밖에 안 됩니다. 민간분야 기반이 약해서 소재 유통부터 단가를 낮춰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요. 현재는 100달러짜리 소재를 하나씩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비가 300달러 되는 식이죠. 센터가 완공되면 운송비만 30% 절감할 수 있습니다.”
 
LA 지사=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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